장미꽃과 훈장...최태원 딸 결혼식장에 놓인 ‘빈 테이블’의 정체
실종·전사 군인 기리는 美 전통
지난 13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렸던 최태원 SK그룹 회장,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차녀 민정(33)씨의 결혼식장에 놓여 있던 특별한 ‘빈 테이블’이 화제가 되고 있다. 해군 중위로 복무했던 민정씨와 미 해병대 대위인 신랑 케빈 황(34), 두 사람이 한미 전우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했기 때문이다.
이날 흰색 천으로 덮인 원탁 테이블에는 장미꽃 한 송이와 양초, 레몬과 소금, 훈장과 군번줄 하나가 놓였고, 옆에는 빈 의자 하나가 있었다. 이 테이블은 미국 군대에서 실종 또는 전사한 군인들을 기리는 ‘실종자 테이블’ 전통을 따른 것이다.
둥근 테이블은 ‘실종·전사한 이에 대한 영원한 관심’을, 흰색 천은 ‘조국의 부름에 응하는 순수한 마음’을 상징한다. 또 레몬 한 조각은 실종·전사자들의 씁쓸한 운명을 상기시킨다는 의미가 있다. 소금은 실종·전사자들과 그 가족들의 눈물을, 양초는 실종자가 돌아오기를 바라는 희망을 담았다.
이날 사회자는 본격적인 식이 시작되기 전 ‘빈 테이블’의 의미를 하객들에게 소개한 뒤, 두 사람이 모두 군인이라는 점을 들어 묵념 시간을 제안했다고 한다. 이에 모든 하객은 일어서서 묵념으로 한국과 미국의 순직 군인들을 추모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민정씨의 결혼식이 ‘한미 동맹’ 정신을 기리는 하나의 의식처럼 보였다는 말도 나왔다.
최씨는 지난 2014년 해군 사관후보생으로 지원한 후, 소위로 임관해 2017년 해군 중위로 전역했다. 2015년엔 6개월간 청해부대 충무공이순신함에 승선해 소말리아 아덴만 파병 임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신랑인 케빈 황은 중국계 미국인으로 하버드대 졸업 후 2016년 학사 장교로 해병대에 입대해 대위까지 올랐다. 현재는 예비군 신분이지만, 다음 달엔 현역으로 전환해 미 특수부대 군수 분야에 복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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