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현재 위기는 AI 전환 시대 맞아 환절기 감기 걸린 것”
역대 정부의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5명이 최근 불거진 ‘삼성의 위기’를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고언(苦言)을 내놨다. 한국 경제의 중요 축인 삼성의 현 상황에 대해 전직 고위 관료들은 “AI(인공지능) 시대로 전환하는 환절기에 감기에 걸린 만큼, 이를 극복하면 기회가 될 것” “조직·기업 문화를 바꾸고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 때” 등 다양한 조언을 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주최한 ‘반도체 패권 탈환을 위한 한국의 과제’ 특별 대담에는 이윤호·윤상직·성윤모·이창양 전 산업부 장관과 이종호 전 과기부 장관이 참석했다.
이창양 전 장관은 “PC, 모바일 시대를 이끌던 삼성이 AI로 넘어가는 시기에 국면 전환을 잘못했기 때문”이라며 “삼성은 오픈 이노베이션이 취약한 만큼, 기술·경영 안테나를 높게 세워 첨단 기술과 경쟁국 현황을 끊임없이 살피고 M&A(인수·합병), 협력을 지속하라”고 했다. 대만 TSMC와 격차가 벌어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 대해선 “시장이 ‘TSMC 1극(極) 체제’를 원치 않는 만큼, 상황이 안 좋다고 위축되지 말고 도전을 지속해 배움을 쌓을 것”을 당부했다.
윤상직 전 장관은 “현재 삼성의 위기는 인텔의 위기와는 다르다”라며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지금은 기술이 어디로 발전할지 모르고, 어떤 인력이 필요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갑을(甲乙) 문화, 원가 절감, 쥐어짜기 같은 과거의 대기업 문화를 버리고 삼성 중심의 생태계를 만들 때”라고 했다. 이종호 전 장관도 “삼성과 출연 연구소, 대학이 장벽을 확 낮춰 정말 유의미한 협력을 한다면 어려움을 타개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성윤모 전 장관은 “묘수(妙手)가 있지 않다”며 ‘기본’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은 반도체 산업과 경쟁 구조 자체가 변하는 시기”라며 “사업의 계획과 방향이 맞게 가는지, 지금의 속도가 맞는지 끊임없이 점검하고 반성하고, 버리고 새로 도전하는 그런 문화, 기본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윤호 전 장관은 “삼성이 D램의 성공에 안주하며 조직 긴장도가 많이 떨어졌던 것 같다”며 “삼성이 내부 정비를 빠르게 하는 동시에 정부도 대담한 지원책으로 반도체 업계를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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