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폭격기도 구별 못한다… 北, 무인기 출현에 예민한 이유
평양의 촘촘한 대공포 화망도
장거리·고고도 타격에 무기력
북한이 평양 상공에 무인기가 침투했다면서 연일 긴장 고조에 나서고 있는 이유는 ‘취약한 방공망’이라는 김정은 체제의 걱정거리가 그대로 노출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군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측 방공망은 레이더와 지대공미사일 등 도입이 40년 이상 지나 노후됐고 이후 특별한 개선 작업이 없었다. 평양은 전 세계 최고 밀집도의 촘촘한 대공포 화망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로 한미연합 공중 전력이 전개될 경우 사실상 대응이 어려운 상태라는 것이다.
방공 체계는 ‘눈’인 레이더와 때리는 ‘손’인 미사일·대공포로 구성된다. 북한은 구소련제 레이더를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2017년 미국 전략폭격기 B-1B를 포함한 편대군이 동해 공해상으로 풍계리 핵실험장 130㎞ 부근에 접근했을 때 B-1B가 편대에 포함돼 있었는지 사후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알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레이더로는 전투기와 전략폭격기를 구별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비(非)스텔스 기종도 제대로 식별하지 못하는 초보적 수준이란 의미다. 2013년 미국 스텔스 전략폭격기 B-2가 오산 기지 상공에 전개됐을 당시에는 김정은이 언론 보도를 통해 이를 전해듣고 대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레이더 통제 체계도 구식이라고 한다. 군 소식통은 “다수의 레이더에서 수신한 자료를 실시간으로 처리해 항공기를 자동으로 식별·추적·요격 관제하는 ‘중앙 방공 통제 체계’를 갖춘 우리와 달리 북한은 여전히 구식으로 전역에 퍼져 있는 지상 레이더가 각기 탐지·보고하는 체계”라고 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 에너지 상황상 레이더를 평시에 모두 가동하지도 않고 센서도 노후돼 이번처럼 소형 무인기가 침투할 경우 탐지 능력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수백대 규모의 소련제 지대공미사일 무기 체계와 1만4000여 문 수준의 대공포·고사기관총 등 단거리 대공 방어 무기를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A 계열 소련제 지대공미사일은 도입한 지 40여 년이 넘어 주요 장비 노후화가 심각하고 유엔 대북 제재 등으로 유지·보수 작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유도 기능이 없는 대공포 등은 장거리·고고도에서 타격할 경우 사실상 무력하다. 북한은 자체 지대공미사일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레이더 센서 등 기술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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