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첩사, 보안사령관 출신 전두환·노태우 사진은 다시 걸었는데 김재규는 안 건 이유

정충신 기자 2024. 10. 15.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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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들어 새롭게 이름을 바꾼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가 군 보안·방첩·수사 부대의 역사 계승을 명목으로 과거 전신인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 사령관이었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사진을 다시 게시했다.

추미애 의원은 "내란과 군사반란 죄로 대통령직까지 박탈당한 역사적 죄인 전두환·노태우 사진을 뭐가 자랑스럽다고 방첩사에 다시 게시했는지 묻고 싶다"면서 "방첩사는 1980년대 보안사 시절이 그리운 게 아니라면, 당장 철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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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들어 새롭게 이름을 바꾼 국군방첩사령부(방첩사)가 군 보안·방첩·수사 부대의 역사 계승을 명목으로 과거 전신인 국군보안사령부(보안사) 사령관이었던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사진을 다시 게시했다. 하지만 보안사령관을 지낸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부장 사진은 내걸지 않은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4일 방첩사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방첩사는 전신인 보안사에서 20대·21대 사령관을 지낸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사진을 지난 2022년 11월 본청 복도에 게시했다. 기존 군사안보지원사령부(안보지원사)에서 방첩사로 간판을 바꾼 직후 전신 기구 사령관 사진을 다시 걸었다는 얘기다.

안보지원사는 문재인 정부 들어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를 해체해 재창설한 부대였다. 당시 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등 불법 정치개입과 세월호 유족 뒷조사 등 민간 사찰 의혹이 일면서 부대를 해편하고 과거와 단절된 새로운 보안·방첩·수사 부대로 안보지원사를 창설했다. 이에 따라 전신인 기무사 등 과거 역사는 철저히 배제됐다. 부대령과 부대역사 등도 폐기했다. 역대 지휘관 사진도 1대 사령관인 남영신 전 육군참모총장부터 걸렸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또다시 이름을 바꾼 방첩사는 2022년 부대명칭을 변경하면서 홈페이지에 광복 이후 조선경비대에 설치된 대공업무 전담기구가 부대 역사의 시작임을 밝혔다. 특히 신군부 권력 장악의 막후 역할을 했던 보안사가 모태라는 것도 인정했다. 보안사는 윤석양 이병의 보안사 민간인 사찰 폭로 사건을 계기로 1991년 1월 기무사로 간판을 바꿔 달았다.

방첩사는 출범 이후 과거 기무사 본청 회의실에 게시했던 역대 사령관 사진을 다시 가져와 복도 한 군데에 게시했다. 초대 김형일 특무부대장부터 47대 황유성 사령관까지 사진이 걸려 있다.

국방부 부대관리 훈령 제5장 제2절 ‘국방부 장관 사진’ 및 제3절 ‘장성급 지휘관 및 기관장 사진’ 관련 규정에 따른 것이라는 게 방첩사의 설명이다. ‘부패 및 내란·외환죄 등으로 형이 확정된 지휘관’ 사진의 게시는 금지하고 있지만, 예우·홍보 목적이 아닌 재직기간 등 역사적 기록 보존 목적으로는 가능하다는 것이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이후 사면을 받긴 했지만, 내란 관련 죄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16대 보안사령관을 지낸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 사진은 그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권총으로 시해한 10·26 사건 이후 보안사 뿐만 아니라 육군 6사단과 3군단 등 지휘관을 거친 부대에서도 떼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김 전 부장 사진 게시는 제외돼 ‘선택적 역사 보존’이라는 논란이 일 전망이다.

추미애 의원은 "내란과 군사반란 죄로 대통령직까지 박탈당한 역사적 죄인 전두환·노태우 사진을 뭐가 자랑스럽다고 방첩사에 다시 게시했는지 묻고 싶다"면서 "방첩사는 1980년대 보안사 시절이 그리운 게 아니라면, 당장 철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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