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여성어업인

최동열 2024. 10. 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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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최초 여성 함장','여성 첫 잠수함 승조원', '여성 첫 도선사', '20대 여선장'.

모두 여성이 바다, 특히 배를 타는 항해 영역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게됐다는 것을 전하는 뉴스이다.

1995년에 국내 최초 여성 항해사가 승선한 것을 시작으로, 2003년에는 해군 여군 장교가 처음 전투함에 배치되고, 2017년에는 첫 여군 함장이 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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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최초 여성 함장’,‘여성 첫 잠수함 승조원’, ‘여성 첫 도선사’, ‘20대 여선장’.

신문을 펼치다 보면, 이런 제목의 뉴스가 비중 있게 다뤄지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모두 여성이 바다, 특히 배를 타는 항해 영역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게됐다는 것을 전하는 뉴스이다. 뉴스가 된다는 것은 예전에는 그런 일이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사실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로부터 바다와 배는 금기가 많은 영역이었다. ‘어부들의 금기는 바닷속 물고기 숫자보다 많다’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위험한 도전의 공간이었기에 삼가고 조심하는 민간 속신이 싹 튼 탓이다. 폭풍우를 부른다는 이유로 휘파람을 불지 않고, 생선을 뒤집어 먹지 않는 등의 수많은 금기가 일종의 풍습처럼 자리잡았다.

가장 일반적인 금기는 여성의 승선 조업이었다. 영어에서 선박을 뜻하는 대명사가 ‘She’로, 배 자체는 여성으로 의인화됐지만, 정작 여성이 배를 타는 것은 철저히 금지됐다. 거칠고 두려운 공간이라는 것이 ‘금녀의 영역’이라는 미신적 속신을 만들어 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과학 문명이 발달하면서 바다와 배로 나아가는 여성들의 도전이 최근 들어 거침없다. 1995년에 국내 최초 여성 항해사가 승선한 것을 시작으로, 2003년에는 해군 여군 장교가 처음 전투함에 배치되고, 2017년에는 첫 여군 함장이 배출됐다. 올해 초에는 여군 장교 2명과 부사관 7명 등 모두 9명이 잠수함 승조원이 됐다. 협소한 공간인 잠수함은 가장 최근까지 ‘금녀의 벽’이 유지된, 미지의 여성 영역이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민간에서는 여성 어업인이 꾸준히 증가해 현재 도내 동해안에는 모두 1212명의 여성 어업인이 바다를 무대로 생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들 여성 어업인들이 지난주 강릉에서 ‘한마음 대회’를 개최, 화합·결속을 다지면서 역할과 노력을 재조명했다. ‘(사)강원특별자치도 여성어업인연합회(회장 김영화)’가 마련한 전국 최초 광역 지자체 단위 여성어업인 대회였다. 어촌 소멸과 선원 인구 감소 등의 어려움이 겹치는 때, 속신을 허물고 바다로 나서는 여성들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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