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의 인생홈런]겨울올림픽 1호 메달 김윤만 “주1회 자전거로 건강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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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만 대한체육회 대회운영부장(51)은 한국의 겨울올림픽 첫 메달 주인공이다.
1992년 알베르빌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에서 깜짝 은메달을 땄다.
한국 취재진은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이 유력했던 김기훈 울산과학대 교수(57)의 훈련장에 몰려가 있었다.
당시 김 부장은 1분14초86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는데 금메달을 딴 올라프 칭케(독일·1분14초85)와 0.01초 차이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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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그의 메달을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경기장에도 아무도 취재를 오지 않았다. 한국 취재진은 쇼트트랙에서 금메달이 유력했던 김기훈 울산과학대 교수(57)의 훈련장에 몰려가 있었다.
뒤늦게 소식을 들은 한 방송 기자가 부랴부랴 경기장으로 달려왔다. 얼마나 급했던지 카메라도 가져오지 않았다. 결국 일본 NHK 기자의 카메라를 빌려 시상식 장면만 겨우 찍었다. 사실 0.01초만 빨랐으면 그가 한국의 첫 금메달 주인공이 될 뻔했다. 당시 김 부장은 1분14초86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땄는데 금메달을 딴 올라프 칭케(독일·1분14초85)와 0.01초 차이가 났다. 그는 “만약 그때 금메달을 땄다면 운동을 바로 그만뒀을 것이다. 은메달의 아쉬움이 있었기에 이후에도 더 노력할 수 있었다”며 “결국 금메달은 따지 못한 채 은퇴했지만 당시의 노력이 지금 어엿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밑바탕이 됐다”고 했다.
은퇴 후 지도자를 거친 그는 2008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35세 나이에 대한체육회 공채에 합격해 신입사원이 된 것이다. 입사 동기 중에는 그보다 열두 살 어린 띠동갑도 있었다. 그가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전국체육대회 등이 열릴 때 필요한 각 경기단체와 시도체육회의 깃발을 손수 나르는 것이었다. 그는 나이 어린 선배들을 깍듯이 모시며 일을 배웠다. 처음엔 껄끄러워하던 선배들도 점점 그에게 마음을 열었다. 그는 “선배님들이 나이 많은 후배를 정말 잘 챙겨 주셨다. 덕분에 처음 해보는 조직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고 했다.
대한체육회 입사 후에도 그의 ‘올림픽 여정’은 계속됐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에 지원단으로 참가했고, 4년 뒤 소치 올림픽에서는 코리아하우스에서 일했다. 2018년 평창 올림픽 때는 대회 조직위원회에 파견돼 아이스베뉴 부장을 맡았다. 올해 열린 파리 올림픽에선 코리아하우스 단장을 수행하는 직을 맡았다.
입사 17년째인 올해 초 그는 대회운영부장으로 승진했다. 35세 신입사원이 어느덧 관리자가 된 것이다. 이달 11일부터 경남 김해 등에서 열리고 있는 제105회 전국체전을 그의 팀이 준비했다. 그는 “빙상에만 있었으면 이렇게 넓은 세상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새로운 분야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알게 된 게 내게는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업무 특성상 그는 많은 사람과 만난다. 그는 “입사 초기엔 일주일에 4, 5차례 술자리를 갖는 게 다반사였다. 하지만 요즘은 술자리를 최대한 줄이고, 자리를 갖더라도 1차에서 끝내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건강 관리를 위해 일주일에 한 번은 한강에서 두 시간 정도 자전거를 탄다. 그는 “작고한 아버지가 타시던 낡은 자전거를 탄다. 무거운 자전거라 운동이 더 되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언젠가는 진천선수촌이나 평창동계훈련센터에서 일하며 가까운 곳에서 후배들의 성장을 돕고 싶다”며 “은퇴 후에는 어린이나 유소년 등을 위해 빙상장에서 재능기부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헌재 스포츠전문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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