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함께 떠나요! 세계지리 여행]우리나라엔 국정원, 미국엔 CIA… 정보기관의 세계
美-英 정보국 세계적으로 유명세
이스라엘 모사드 ‘삐삐 폭발’ 논란
실시간 확산되는 정보 바탕으로 자국 이익-안보 집중해 임무 수행
피해자는 주로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 소속 대원이었는데, 사건의 배후에는 헤즈볼라와 대치 중인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이 있다고 합니다.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지난 15년 동안 치밀하게 계획해 헤즈볼라 대원들에게 무선호출기를 보급했다고 합니다. 내부에는 소형 폭약이 심어져 있었는데 특정 메시지를 수신하면 동시다발적으로 폭발이 일어나게 설계돼 있었습니다.
사건 직후 일상에서 이용하는 통신장비를 무기로 활용한 것에 대한 비판이 각국에서 제기됐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스라엘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은 정도와 활동 범위에 차이가 있을 뿐 자국의 이익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수행하는 정보기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번 세계지리 이야기는 세계 각국이 운영 중인 여러 정보기관에 관한 내용입니다.
● 미국의 CIA와 소련의 KGB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세계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국가 정보기관입니다. 과거 소련과 대치하던 냉전 시절에는 소련의 스파이 활동으로부터 미국의 안보를 지키는 역할을 주로 수행했습니다.
그러나 CIA가 늘 미국 국익에 부합되는 활동만 한 것은 아닙니다. 1980년대에는 중미 니카라과에 있는 우익 반군 콘트라를 지원하기 위해 콘트라가 생산한 코카인 마약을 미국 내에서 대신 팔아주기도 했습니다. 미국과 가까운 중미에 사회주의 국가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활동이었다고는 하지만 미국 시민을 마약에 노출한 행위에 대해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미국 CIA의 대척점에 있는 소련의 국가보안위원회(KGB)는 냉전 시절 미국을 대상으로 각종 정보 활동을 담당했던 기관입니다. 특히 KGB는 타국의 주요 정보기관에 자신들의 스파이를 심고, 이들을 통해 중요한 정보와 약점을 파악했습니다. KGB는 1991년 소련 해체와 함께 사라졌으나, KGB를 계승한 러시아의 해외정보국은 여전히 활동하고 있습니다. 냉전 시기만큼은 아니지만 현재도 미국과 러시아의 상호 스파이 활동은 물밑에서 매우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 영국의 MI6
스파이의 상징적인 존재는 영화 ‘007’시리즈의 주인공 제임스 본드입니다. 영국 작가 이언 플레밍이 쓴 소설의 주인공이면서, 1962년부터 현재까지 25편의 시리즈 영화 주인공이기도 한 가상 인물 제임스 본드는 영국의 비밀정보국(MI6)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설정돼 있습니다. MI6는 영국이 세계대전에서 승리하기 위해 각종 정보를 수집하고 전략을 세우던 전쟁부 산하의 6번째 군사정보국이었습니다. 명칭 역시 ‘군사 정보(Military Intelligence)’에서 유래했습니다. 냉전 시절 MI6는 동맹국인 미국의 CIA와 협력하며 소련의 KGB를 상대했습니다.
● 이스라엘의 모사드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의 정식 명칭은 ‘정보특수작전국’입니다. 베일에 싸여 있던 모사드가 대외적으로 널리 알려진 계기는 ‘아이히만 납치사건’이었습니다. 아돌프 오토 아이히만은 독일 나치의 간부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학살을 주도한 인물입니다. 그는 아르헨티나로 도주해 가짜 신분으로 거주하고 있었는데, 모사드는 15년에 걸친 추적 끝에 1960년 그를 납치했습니다. 이후 아이히만은 이스라엘 법원에서 사형이 확정돼 세상을 떠났습니다. 당시 일각에선 타국에서 불법으로 납치 행위를 저지른 것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지만 모사드의 집요함과 치밀함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는 계기도 됐습니다.
● 대한민국의 국가정보원
중국의 전략가 손무는 손자병법에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고 했습니다. 세계 각국이 실시간으로 확산되는 정보를 바탕으로 자국의 이익과 안보에 집중하는 정보의 ‘초경쟁시대’가 전개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각국 정보기관의 역할은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안민호 마포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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