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 안돼요”…기록 찾아 헤매는 희귀병 환자들
[앵커]
희귀질환 근육병 환자들이 십 년 넘게 기다리던 신약이 나왔는데도 치료를 못 받고 있습니다.
18살 이전에 발병했다는 기록이 있어야 고가의 치료제에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데, 예전 진료 기록을 찾는 게 쉽지 않습니다.
문제가 뭔지, 이충헌 의학전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이 남성은 근육에 힘이 없어 자리에서 일어나기조차 힘듭니다.
지팡이를 짚고 걸어도 자주 넘어져 다칩니다.
근육이 마르고 힘이 빠지는 '척수성 근위축증'이라는 희귀병 때문입니다.
임상시험 중인 치료제를 복용하면서 증상이 나아졌지만,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없어 더는 약을 먹을 수 없게 됐습니다.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 : "한 손으로만 이렇게 감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두 손을 이용해서 머리를 감을 수 있고요. 가장 큰 거는 넘어지지 않는 것…."]
건강보험 적용이 제외된 건 18살 이전에 발병했다는 진료 기록이 없다는 이유에서입니다.
22살 당시 병원 퇴원 기록에 14살에 발병했다고 적혀 있지만, 진단됐을 때의 기록이 아니라며 거절당했습니다.
심사평가원은 18살 이전 발병을 증명하는 진료 기록을 제출해야 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해 줍니다.
하지만, 18살 이전의 진료 기록을 확보할 수 있는 환자는 많지 않습니다.
진료기록 의무 보관 연한이 10년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1994년 이전 출생자인 28살부턴 18살 이전 의무 기록이 아예 보관돼 있지 않습니다.
[척수성 근위축증 환자/37살 : "폐기를 했거나 병원이 없어지거나 하는 곳이 여러 군데 있어서 찾기가 너무 힘들더라고요."]
의료 현장에서는 보다 합리적인 기준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박형준/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교수 : "2019년 이전 같은 경우에는 증상 발현 나이 기록을 거짓되게 할 이유가 없으니까 그 정도의 기록이라고 그러면 인정을 해 주면 어떨까…."]
이와 함께 현재 의료진의 의학적 판단을 건강보험 적용 기준으로 삼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충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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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헌 기자 (chleem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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