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에 넘어간 ‘주민등록 세대명부’…122세대 개인정보 유출
[KBS 대전] [앵커]
정부와 지자체가 해마다 실거주지를 확인하기 위해 '주민등록 사실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주민등록 사실조사, 준 공무원인 '통장'의 고유 업무인데, 이를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시켜 백여 가구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정재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전 중구의 한 아파트.
지난달 초, 이곳에서 122세대 입주민들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60대 통장 A 씨가 주민등록 사실조사를 관리사무소에 대신 시키면서 이 과정에서 공문서인 '세대명부'를 통째로 맡긴 겁니다.
넘겨진 세대 명부에는 거주자 이름과 생년월일, 성별, 그리고 세대 구성원 등의 개인정보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음성변조 : "몇 번 갔었는데 (세대주가) 안 계셔서 저녁 늦게라도 또 가야 하는 상황이었어요. 그 명부에 개인정보가 특별하게 있다는 인지를 사실은 못 했어요."]
준공무원인 통장이 해야 할 주민등록 사실조사를 경비원이 하는 점을 이상하게 느낀 주민이 행정복지센터에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습니다.
사실을 확인한 대전 중구는 신속대응팀을 꾸려 피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이경원/대전 중구 자치행정팀장 : "대책반을 구성해 한 달여 동안 피해신고센터를 운영했습니다. 현재까지 주민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지만 혹시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또, 유출된 세대명부를 긴급 회수하고 해당 동은 공무원들이 직접 주민등록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행정안전부도 재발 방지를 위해 개인정보 관리를 재점검하라는 공문을 전국 지자체에 보냈습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 : "대전 사례도 있고, 세대명부 분실이라든지, 이·통장님들이 사실조사를 진행할 때 보안이나 이런 부분을 철저히 해달라…."]
대전 중구는 해당 통장을 해촉하고,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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