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고려아연 지분 5.34% 추가

이진주 기자 2024. 10. 14.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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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1R, 유리한 고지 일단 선점
고려아연 “목표 미달” 평가 절하
영풍·MBK 지분, 최윤범 회장보다 4%P 앞서…고려아연 “20% 더 확보할 것”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최윤범 회장 측과 ‘쩐의 전쟁’을 벌인 영풍·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5% 이상을 확보했다. 이로써 40%에 근접한 지분을 쥐게 된 MBK·영풍은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회 장악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러 변수가 남아 있어 분쟁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풍·MBK 측은 14일 이번 공개매수로 발행주식 총수의 약 5.34% 지분을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영풍·MBK는 주당 83만원에 이 지분을 모두 사들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영풍·MBK의 고려아연 지분은 기존 33.13%에서 38.47%로 늘어나게 됐다. 애초 공개매수 목표였던 최소 6.98%, 최대 14.61% 지분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의결권 기준 과반에 한발 더 다가섰다.

다만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핵심축으로 꼽히는 영풍정밀 공개매수는 응모 수량이 한참 미달해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 측이 대항공개매수로 영풍·MBK보다 5000원 높은 3만5000원을 제시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영풍·MBK는 입장문을 내고 “오늘은 한국 자본시장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로 남게 될 것”이라며 “영풍·MBK는 이제 고려아연의 최대주주로서 고려아연에 대한 경영 지배를 공고히 하고 투명한 기업 거버넌스 확립을 통해 지속 성장과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해 “3조원이 넘는 대규모 차입 방식의 자기주식 공개매수는 고려아연에 돌이킬 수 없는 손해를 발생시킬 것”이라며 “자기주식 공개매수가 중단되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풍·MBK는 지난달 13일 경영권 인수를 위해 주당 66만원에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시작했다.

이후 주가가 66만원 안팎으로 오르자 같은 달 26일 75만원으로 상향했다가 이달 4일 83만원으로 다시 인상했다. 이후 영풍·MBK는 가격을 더 이상 올리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최 회장 측은 공개매수가 인상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현재 최 회장 측(우호 세력 포함)은 고려아연 지분 33.99%를 보유하고 있다. 영풍·MBK 측은 공개매수가 끝나면서 최 회장 측보다 4%포인트 이상 앞서게 됐다. 영풍·MBK는 다음달 임시주총을 소집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시주총에서 새로운 이사진을 선임해 이사회 과반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최 회장 측은 오는 23일까지 고려아연 전체 주식의 최대 17.5%를 자사주 공개매수로 확보하고, 우군인 베인캐피털은 별도로 2.5%를 공개매수한다는 계획이다. 고려아연은 이날 입장문에서 “상대가 제시한 목표치에는 미달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후 적절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직까진 영풍·MBK나 최 회장 측 모두 과반 지분 확보에는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국민연금(지분 7.8%)도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지분 추가 매입 경쟁과 주총 표 대결 등으로 갈등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영풍·MBK가 공개매수로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볼 수는 있겠지만, 내년 3월 정기주총까지는 어느 쪽도 완전한 승리를 선언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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