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했던 김윤수의 삼구삼진…디아즈는 “신이시여”

배재흥 기자 2024. 10. 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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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수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대구|배재흥 기자



김윤수가 13일 대구 LG와 플레이오프 1차전 7회 위기를 막고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연합뉴스



김윤수(25·삼성)는 지난 13일 대구 LG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결정적인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삼성은 이날 선발 데니 레예스의 호투와 주장 구자욱의 스리런포 등에 힘입어 6회까지 7-1로 앞서갔다.

그러나 7회초 2사 1·2루에서 레예스가 마운드를 내려간 뒤 위기가 찾아왔다. 구원 등판한 송은범이 문성주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해 만루에 몰렸다. 이어 투입된 이승현이 홍창기에게 1루수 땅볼을 유도했지만, 르윈 디아즈의 포구 실책으로 3루 주자 문보경, 2루 주자 박해민이 모두 홈을 밟았다. 직후 신민재의 적시타가 터져 내야 안타로 출루했던 문성주까지 홈에 들어와 3점 차로 쫓겼다.

계속된 2사 1·2루, 타석엔 올시즌 타점왕 오스틴 딘이 들어섰다. 삼성은 이승현을 내리고 우완 파이어볼러 김윤수를 기용했다. 지난 7월 상무에서 전역한 김윤수는 빠른 공에 강점이 있지만, 제구 문제 등으로 시즌 성적이 4경기 평균자책 10.13으로 좋지 않다. 김윤수의 구위를 믿은 삼성의 승부수였다.

김윤수는 초구 시속 150㎞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2구째 던진 커브가 존 위쪽에 걸쳐 0B-2S 유리한 볼카운트를 만들었고, 3구째 시속 152㎞ 하이 패스트볼에 오스틴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삼구삼진으로 오스틴을 잡은 김윤수는 크게 포효하며 대구 구장을 뜨겁게 달궜다.

디아즈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대구|배재흥 기자



14일 대구에서 열리는 2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윤수는 “감독님과 코치님이 믿고 올려주셨는데, 다행히 잘 막아 보답한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윤수의 강속구는 야구장을 찾은 홈팬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그의 투구만큼 화제가 된 장면이 또 있다.

등판 전 불펜에서 몸을 풀던 김윤수는 더그아웃의 호출을 한 번에 듣지 못했고, 선배 김태훈에게 멱살 잡혀 끌려 나오는 듯한 장면이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김윤수는 “주변이 시끄러워 제대로 듣지 못해 그런 상황이 됐다”며 “그래도 몸은 풀고 있어서 등판엔 문제가 없었다”고 웃었다.

김윤수의 호투 덕분에 실책을 범했던 디아즈도 한숨 돌렸다. 디아즈는 “김윤수에게 너무 고마웠다. 실책 이후 안타를 더 맞아 동점까지 갔다면 정말 최악이었을 것”이라며 “김윤수가 오스틴을 잡았을 때 ‘신이시여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나왔다”고 전했다.

디아즈의 감사 인사를 전해 듣고 미소지은 김윤수는 남은 경기 선전을 다짐했다. 그는 “전역 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는데 운 좋게 엔트리에 발탁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긴장하지 않고 차분하게 잘 준비하면 어제처럼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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