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읽기]전단 무인기, 남북 공동 조사를 제안한다

기자 2024. 10. 14.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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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은 지난달 27일, AP통신 유엔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30개 또는 50개의 핵탄두를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마저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국제사회가 인식해야 한다고 공언하는 국제정세가 되었다.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나면 가장 비참한 상황에 처할 남과 북이 적대를 강화하고 있다. 어느 쪽이 먼저 타격을 받든지, 결국은 남북의 사람들이 함께 죽을 뿐이다.

남북 적대관계를 청산해야 한다. 미국이 주도한 제재는 진정한 대화가 없는 제재였다. 적대였다. 그래서 실패했다. 2019년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하노이 북·미 회담 타결을 거부한 사건이 그 증거다. 그사이 북한의 핵 능력은 현저히 향상했다.

지난 11일 북한 외무성은 평양에 한국이 무인기를 침투시켜 반북 전단을 뿌렸다는 중대성명을 발표했다. 만일 내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면 외교부 장관에게 지시해 북한에 공동조사를 하자고 제안했을 것이다. 북한이 2022년 서울에 무인기를 침투시킨 사건과 같이 조사하자고 했을 것이다.

한반도 안정이 가장 중요한 국가 목표다. 대통령이라면 이를 위해 모든 지혜를 짜내고 방책을 동원해야 한다. 남과 북은 함께 민간 항공 안전을 위해 시카고 협약에 가입했다. 이 협약은 상대 국가의 특별한 허가 없이는 상대국의 영역에서 무인기를 비행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8조). 남북은 모두 이를 지킬 국제법적 의무가 있다.

북한 외무성의 무인기 주장은 한국이 이 협약을 위반했다는 외교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그러므로 내가 대통령이라면 무인기 사건을 외교적 차원에서 먼저 접근했을 것이다. 시카고 협약에 따라 서로 협의하고 공동 조사해 상황 악화를 막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다. 이것이 국민의 안전을 위해 정부가 존재하는 이유다.

그러나 외교부 장관이 아니라 국방부 장관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북한과는 전혀 다른 국제경제적 환경을 가진 한국이 북한의 적대강화책을 따라하고 있다.

게다가 국방부 장관은 최소한의 사실관계조차 국민에게 확인해주지 않는다. 지금 국민이 알고 있는 사실은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나타나 북한 지도부를 비난하는 문구가 적힌 전단을 살포했다는 것뿐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북한이 북한 주민에게도 공개했다는 것뿐이다.

나는 국방부에 탈북자 단체 등 민간 단체가 38도선 이북 지역에 무인기를 침투시킨 사실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 조사 분석을 했는지 정보공개법에 따라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국방부 장관에게 말한다. 국방부 장관은 군의 대표자가 아니다. 헌법에 따라 군을 문민 통제하는 행정기관일 뿐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침략 전쟁을 부인하고 있다. 그리고 평화통일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을 안심시킬 책임이 있다. 북한에 불법적으로 반북전단을 풍선을 이용해 날리는 중인 탈북자 단체가 무인기까지 동원한 것인지 여부를 철저히 조사하는 것은 정부의 책임이다.

북한의 대남 풍선에 대응하기 위해 먼저 할 일은 탈북자 단체가 항공안전법을 위반하여 북한에 풍선을 날리는 행위를 수사해 처벌하는 것이다. 이미 경기도에 의해 형사 고발돼 있지 않은가?

실패한 안보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 국제원자력기구 사무총장이 말했듯이, 서로 대화조차 하지 않는 현실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성찰해야 한다. 적대를 중단해야 한다. 남과 북 모두에게 하는 말이다. 만일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남의 자식이 아니라 우리 자식이 죽을 뿐이다. 그러니 이번 무인기 사건은 남북 공동 조사로 풀자.

송기호 변호사

송기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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