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버거형' 박효준 "비겁한 삶 싫다... 조인성 고마워" (인터뷰)

유수경 2024. 10. 14.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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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형' 박효준, 음원 '독기' 발매
삶의 모토? "비굴할지언정 비겁하게는 살지 말자"
박효준이 가수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다. 풀스윙 엔터테인먼트 제공

'버거형'으로 유명한 박효준에게는 여러 얼굴이 있다. 20년 이상 연기 경력을 자랑하는 배우이자 43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버, 이제는 가수까지 도전하며 다재다능한 매력을 과시 중이다.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신스틸러 햄버거 역을 맡아 인기를 누린 그는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유쾌함과 카리스마 넘치는 남성미를 동시에 갖췄다.

박효준은 지난달 25일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그룹 리쌍의 '독기' 리메이크 음원을 발표했다. '독기'는 2011년 발표한 리쌍의 정규 7집 수록곡으로 어두운 인생 속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가사가 인상적인 곡이다.

이 노래는 박효준이 가장 좋아하는 곡이자 그를 가장 잘 표현한 곡이기도 하다. 그동안 걸어온 시간에 차곡차곡 쌓인 이야기들을 가사로 풀어내 원곡 '독기'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었다. "남자답고 즐겁게 살고 싶다"고 외치는 '버거형' 박효준을 본지가 직접 만났다.

-오래 배우 생활을 하다 가수로 새로운 변신을 하게 됐는데.

"가수로 불리는 거 기분 좋다. 예전에는 '나 배우다' 했다. (따지고 보면) 그런 게 어딨나. 그냥 딴따라고 엔터테이너다. 배우로서의 가치를 존중받아야 할 사람은 1%라고 생각한다. 이병헌, 조인성 등 그런 배우들이다. 내가 배우라고 존중받으려 하는 건 바보다. 남들이 인정해야 좋은 거지. 나이를 먹고 무르익으면서 생각이 바뀐 거다. 예전엔 누가 개그맨인 줄 알면 '영화배우다'라고 할 때도 있었다."

-유튜버로서도 유명하지 않나.

"10대나 20대들은 나를 유튜버로 안다. 사실 자존심을 내려놓기가 쉽지 않았다. 먹고살아야 하는데 고집부리고 매달리는 것도 지치고 힘든 거다. 유튜브 시작하고 초반에 안됐는데 그냥 계속했다. '똥개 전략'으로 갔다. 보다 보면 정이 가는 거다. 포기하지 않으면 길이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싶은 것들에 도전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 분야 여는 것에 희열을 느낀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유튜브 하면서 바닥부터 했다. 풍파도 많았다. 1년 동안 구독자가 천 명 됐다. 그러다 갑자기 알고리즘이 뜨면서 3만, 5만, 10만으로 오르더니 한 달 반 만에 18만까지 올라갔다. 유튜브가 어렵다. 지금은 대기업이나 자본력이 큰 곳에서 빅스타들이 들어오다 보니까 기존 유튜브가 죽어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안주하지 않고 열심히 하면 어떻게든 살아남는다. 항상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시장이라서 꾸준히 포기하지 않고 가면 된다."

박효준과 조인성은 절친한 관계로 유명하다. '버거형' 채널 캡처

-조인성과 절친으로도 유명하지 않나. '버거형' 채널에도 출연한 걸 봤는데.

"난 조인성 쌍둥이로 기억되길 원한다. 하하. (내가) 유명인들을 팔아먹는 사람은 아니다. 인성이는 고마운 게 초반에 다들 유명한 유튜브에 나가는데 '버거형' 거에 출연할 거라고 해줬다. 홍보팀들이 추천하는 데가 있어도 인성이가 영화 찍고 뭐 하면 내 채널에 먼저 나와줬다. 되게 의리있다. 내가 좋아하고 존중하는 배우다. 작품도 같이 했었는데 나에 대한 애정도 많고, 살면서 고마운 친구다. 유일하게 술 먹는 배우가 조인성이다. 가끔 찾아가서 같이 먹곤 한다."

-의리나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 지금 회사도 대학 연영과 동문들을 포섭해서 같이 하고 있다. 감독, PD, 편집자, 이사 역할도 시키고. 사실 만들 때까지 힘들었다. 투자를 받아서 한 것도 아니고 순수자본으로 한 거라 힘들었다. 지분도 똑같이 갖고 있고, 6년 넘게 그 자리에 같이 있다. 다들 욕심 때문에 헤어지는 거다. 아직 (초심을) 지켜가고 있다."

-'독기'에 이어 사나이 감성의 노래를 계속 낼 계획이라고 했는데, 이유가 있나.

"어릴 때의 나를 돌아보면 학교에서 늘 리더였고 대장이었다. 정말 자신하는 게 학교 폭력 같은 문제는 없었다. 다만 불쌍한 애들을 괴롭히거나 하는 악인은 가만 안 뒀다. (그런데) 사회에 나와서 많은 사람을 경험하다 보니 내가 강한 줄 알았는데 나약해지는 거다. 나는 앞뒤 안 다르고 신뢰와 믿음을 지키고 사는 재밌는 사람이다. 내 인생의 모토는 '비굴해도 비겁하진 말자'다. (살다 보면) 있는 사람에게 무릎 꿇고 비굴해질 순 있다. 하지만 비겁하게는 살기 싫다."

-박효준이 생각하는 진짜 사나이란 무엇인지.

"자기만의 심지나 가치관을 갖고, 정도에 맞게 살고, 기본적인 의리나 선을 지키는 사람이다.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게 사나이라 생각한다. 겉과 속이 다른 바보들을 너무나 많이 봤다. 사나이 노래를 만드는 희열이 있다. 앞으로 좋은 노래를 많이 내고 싶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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