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가 오를 텐데 내가 팔아주겠다" 1차 주포에…김 여사 "알겠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보고, 이번 주 무혐의 처분을 내리는 걸 검토 중입니다. 그런데 JTBC 취재 결과 김 여사가 1차 주가조작의 주포 이모 씨와 주식 매도 문제로 직접 통화하면서 이런 대화를 나눴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이 씨가 "주식이 올라갈 건데 왜 다 팔려고 하느냐" "내가 팔아주겠다"고 하자 김 여사가 "알겠다"고 답했다는 겁니다.
먼저 조해언 기자입니다.
[조해언 기자]
김건희 여사는 2010년 6월 1차 주포 이모 씨와 통화했습니다.
김 여사가 이씨에게 위임했던 10억원이 든 신한증권에서 DB증권으로 계좌를 옮긴 뒤입니다.
이씨는 이 통화에서 '도이치 주식이 올라갈 건데 왜 다 팔라고 하느냐. 내가 팔아 주겠다'고 했고, 그러자 김 여사가 "알겠다"고 답했다고 검찰에 진술했습니다.
DB증권 녹취록에는 김 여사가 전화해 '도이치는 나와 이씨 말고는 거래 못 하게 해달라'고 말한 내용이 남아 있습니다.
검찰은 "통화 시기에도 주가조작을 하고 있었느냐" 물었고 이씨는 "그때까지도 놓지 않고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검찰은 이 진술을 확인하고 김 여사가 이씨의 주가조작을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며 강하게 의심했습니다.
검찰은 "주가가 올라간다는 말을 쉽게 한 걸 보면, 김 여사는 피의자가 주가를 올리는 사람이란 걸 알던 것으로 보인다" 또, "김 여사가 증권사에 전화한 걸 보면 피의자가 주가조작하고 있다는 걸 얘기한 것으로 보이는데 어떤가"라며 이씨를 추궁했습니다.
아예 "김 여사는 피의자가 주가조작 하는 사실을 알고 있던 것으로 보이는데 어떠냐"며 직접적으로도 물었습니다.
하지만, 이씨는 "모르겠다"며 정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1차 주가조작의 주포 이 씨는 자신이 왜 김건희 여사의 주식을 팔아주겠다고 나섰던 건지, 그 이유도 검찰에 구체적으로 진술했습니다. 주식을 팔아주면 김 여사로부터 수익의 30~40% 정도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단 겁니다. 사실상 범행동기를 밝힌 셈입니다.
이어서 연지환 기자입니다.
[연지환 기자]
1차 주포 이모 씨는 2021년 9월 검찰에서 주가조작을 하게 된 범행 동기를 말했습니다.
검찰이 "김 여사의 주식을 팔아주고 얻는 이익은 무엇인가"라고 묻자, 이씨는 "김 여사로부터 수익 30~40%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한 겁니다.
2010년 1월 이씨가 김 여사와 서울 강남 매장에서 만났을 때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 들었던 말입니다.
특히, 이씨는 김 여사가 수익을 나누는 걸 동의한 것으로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이씨는 "권 전 회장이 그런 얘기를 했고 김 여사가 듣고도 가만히 있어서 30~40% 수익을 당연히 가지고 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씨는 '자신이 주식을 사달라고 부탁한 사람들에게는 수익의 일부를 받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았지만 권 전 회장이 소개한 사람들로부터는 수익을 받기로 했다고도 말했습니다.
회장이 본인 회사 주식 거래를 두고 수익 일부를 약속한 건 주가조작을 전제하지 않고는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입니다.
검찰은 김 여사가 수익 배분에 대해 말한 게 있는지 물었고, 이씨는 "권 전 회장이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했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법조팀 여도현 기자가 조금 더 짚어보겠습니다.
검찰이 '김건희 여사는 주가조작을 알지 못했다' 이런 결론으로 가닥을 잡았단 말이 나오는데, 앞선 저희 보도에선 검찰도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알았던 게 아니냐 의심했다는 거잖아요?
[여도현 기자]
맞습니다. 검찰은 2021년 7월 경찰 내사 내용 가운데 이씨 자필진술서의 신빙성을 다시 검토했는데요.
여기에는 권 전 회장과 김 여사를 만난 자리에서 10억원의 신한증권 계좌를 위탁받았고 원금 보장과 수익 약정이 있었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원금보장과 수익 약정, 이 두 가지가 주가조작의 전제로 꼽히기도 합니다.
[앵커]
수익만 약속해주는 게 아니라 원금까지 보장해주는 이런 이례적인 상황이 겹치면 주가조작을 의심할 수 있단 건데, 검찰도 김 여사와 관련해 이 두 가지를 의심한 거지요?
[여도현 기자]
이씨가 차명으로 2010년 3월 김 여사에게 보낸 4700만원, 이 돈이 김 여사가 손실을 본 것과 같은 액수라는 걸 검찰이 확인했습니다.
원금보장을 됐다고 의심한 거고요. 수익 약정에 대해선 이씨가 "권오수 전 회장이 김 여사가 있는 자리에서 수익 30~40%를 준다고 했다"며 "김 여사가 듣고 가만히 있어 수익을 가질 것이라 생각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김 여사가 주가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검찰이 더 수사할 수 있었던 거 아닙니까?
[여도현 기자]
검찰은 주식 거래 내역과 계좌추적 결과 등을 볼 때 이씨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고요. 특히 "원금 보장과 수익 약정이 있었다면 시세조종이 성립할 여지가 있다"고 결론 냈습니다.
그래서 김 여사가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 이런 질문들을 이씨에게 했지만 이씨가 "모르겠다"는 식으로 답변을 했고 거기서 더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앵커]
또 한 가지 짚어볼 것이 김 여사 측이 1차 주포 이 씨와 연락을 끊었다던 시점에 직접 통화했던 사실이 드러났단 거죠? 해명과는 다른.
[여도현 기자]
맞습니다. 김 여사 측은 손해를 보고 나서 2010년 5월 이후 이씨와 연락을 끊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앞선 보도처럼 두 사람은 같은 해 6월에 통화를 해서 '주식이 올라간 건데 왜 파느냐, 내가 팔아주겠다', '알겠다'는 대화를 한 사실이 확인된 겁니다.
[앵커]
그런데 저희가 집중 보도하고 있는 검찰 진술과 자료들을 놓고 '이게 다 문재인 정부 때 확보한 거다, 그런데 기소를 못 한 이유가 있을 거다' 이런 반론이 나오더군요?
[여도현 기자]
박성재 법무부 장관도 그런 발언을 했는데요. 당시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2021년 12월 검찰은 김 여사의 서면답변서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검찰의 질문에 따른 게 아니라 김 여사가 입장을 정리한 내용인 것으로 취재했습니다.
2022년 1월 검찰이 김 여사에게 출석 요구했지만 대선을 이유로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소환이나 사건 처분 기회를 놓친 셈입니다.
그리고 두 달 뒤 대선으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고 수사에 진척이 전혀 없다가 올해 7월에서야 김 여사는 제3의 장소에서 조사받았습니다.
[앵커]
네, 그리고 이번 주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 처분이 예상되고 있죠? 검찰의 최종 결론 지켜보도록 하죠.
[영상취재 홍승재 김대호 / 영상편집 이지훈 / 영상디자인 최석헌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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