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논술 문제 커뮤니티 게시한 수험생 파악됐다
2025학년도 연세대 수시모집 자연계열 논술시험 문제 유출 사건과 관련, 연세대는 문제지 사진을 찍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수험생을 특정했다.
연세대 입학처 관계자는 14일 통화에서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진과 회수한 문제지·연습지·답안지를 대조해 어느 수험생 것인지 모두 특정했다”고 말했다. 연세대는 해당 수험생에 대한 조치는 별도로 구성된 위원회 회의를 거쳐 결론 내기로 했다. 입학처 관계자는 “경찰 수사 의뢰 등 모든 가능성을 열고 논의 중”이라고 했다.
대학 측은 시험 종료 후 감독관이 답안지를 걷을 때 관리감독이 소홀해진 틈을 타 수험생들이 문제지를 촬영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사진을 촬영해 부정행위를 한 수험생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하지만 커뮤니티 게시물을 보면, 문제지와 답안지 위에 수험표와 주민등록증이 올라와 있고 작성자는 지난 12일 낮 12시59분에 촬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험 시작 시각인 오후 2시보다 먼저 촬영된 것이다. 입학처 관계자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세대의 논술시험 관리는 전반적으로 매우 허술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연세대 논술시험 한 고사장에서 감독관이 오후 1시 시작으로 착각해 낮 12시55분쯤 시험지를 나눠줬다. 감독관은 15분쯤 뒤 시험지를 회수해 문제가 됐다. 이 시간에 수험생 일부가 문제에 나온 도형을 묘사한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면서 문제지 사전 유출 논란이 일었다.
연세대는 이 글에 대해선 유출로 판단하지 않았다. 입학처는 전날 입장문에서 “시험 시작 전에 문제지가 배부된 사안과 무관한 부분이며 사실상 그 도형이 있다는 인상을 인지하였다고 하더라도 문제를 파악할 수 없으므로 공정성을 해치는 정보가 아니다”라고 했다.
문제지 유출이 아니더라도 감독관의 실수로 일부 고사장 수험생들이 미리 문제 유형을 파악한 것 자체가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입학처 관계자는 “수험생에 유불리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재시험은 치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날 “개별 대학의 논술고사는 각 대학의 장(총장) 소관이지만 이 사안은 중요해서 모니터링을 할 예정”이라며 “다른 대학에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잘 관리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 있다”고 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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