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만차' 한강공원 주차장에 전세 낸 화물차?…알고 보니
공공 주차장이 노점상 물품 창고로 쓰인 셈
서울시 "몰랐던 사항…행정조치 하겠다"
여의도 한강공원 주차장은 빈자리 찾기가 쉽지 않은 곳이죠. 그런데 이곳에 몇 달째 자리를 차지하고 서 있는 화물차들이 많습니다.
전세 낸 자리냐는 불만도 나오는데, 어떻게 이게 가능한 건지 밀착카메라 이가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강공원 중에서도 인기가 많은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위치가 좋은 한강 여의도 제2주차장은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늘 만차입니다.
오늘(14일)이 평일 저녁인데도 이렇게 이중 주차를 하거나 아니면 주차 공간이 아닌 곳에까지 바깥에 한 겹 두 겹 주차를 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인근 직장인과 백화점 손님까지 겹쳐 주차장 수요는 늘 넘칩니다.
[주차장 이용 시민 : 많이 불편하긴 하죠. {지금도 차 대는 데 오래 걸렸나요?} 네. 지금 한번 갔다가 이중 주차해놓고 혹시나 다른 사람들 못 뺄까 봐 지금 다시 온 거거든요.]
그런데 이 비좁은 주차장 공간 여러 곳을 차지하고 있는 화물차들이 보입니다.
이 차들이 오랫동안 그냥 여기에 계속 사실상 방치가 돼 있었다고 알 수 있는 게 앞유리창에 이렇게 나뭇가지가 잔뜩 끼어 있고요.
이런 데도 보면 거미줄이 끼어 있죠. 이쪽을 보시면 아예 운전석과 조수석 안쪽에 짐들이 잔뜩 쌓여 있어서 이거 뭐 타고 내리고 할 수가 없는 그런 상황입니다.
버스주차장까지 합쳐 약 250대가 주차 가능한 이곳.
취재진이 직접 세어보니 장기 주차로 추정되는 화물차는 총 46대에 이릅니다.
제 주변으로 지금 비슷하게 생긴 화물차 4대가 보이는데요.
안에 뭐가 실렸는지 한번 보겠습니다.
여기 플라스틱 책상과 의자가 보이고 물통도 보입니다.
그리고 여기 시청자 여러분 보이실지 모르겠는데 타코야끼 전문점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스페셜 6개 6천 원 가격도 적혀 있는데요. 타코야끼 포장마차 장비가 잔뜩 실려 있습니다.
이쪽을 보시면 여기는 데리야키 치즈구이 닭꼬치라고 적혀 있는 걸 제가 볼 수가 있는데 이쪽을 보면 이렇게 가스레인지입니다.
여기 손잡이도 볼 수가 있고요. 가스통과 연결된 관도 보이시죠? 가스레인지도 이렇게 방치가 돼 있습니다.
아마 장사를 할 때는 꺼내서 바퀴로 끌고 가서 장사하는 지점까지 가져가는 것 같습니다.
문어이야기라고 적힌 이 포장마차는 문어 꼬치를 파는 것으로 보이고요.
바로 옆에 보면 역시 물통도 잔뜩 있고 또 가스레인지 똑같이 있는데요.
여기 보니까 LP가스통도 4개가 이렇게 트럭에 실려 있는 걸 볼 수가 있습니다.
돗자리 대여 장사를 하는 업자가 장기 주차된 트럭 짐칸에서 돗자리를 잔뜩 꺼내 세척하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많게는 수개월 동안 한자리에 서 있는 이런 화물차.
취재 결과, 여의도 한강공원의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온 '기업형 한강 노점상' 트럭이 상당수였습니다.
서울시는 불법 한강 노점상 퇴출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여러 번 밝혔는데, 정작 서울시 공공 주차장이 노점상의 창고처럼 쓰이고 있는 겁니다.
서울시 주차장 규정에 따르면 주차장 안에서 차량을 이용한 영업행위는 금지돼 있습니다.
발화성 또는 인화성 물질을 적재한 경우 주차가 거부될 수 있습니다.
사전주차요금 정산기에 차 번호를 입력해 봤습니다.
[사전주차요금 정산기 안내 음성 : 주차하신 차량 번호를 찾지 못하였습니다.]
수상한 화물차 모두 '입차 기록' 자체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요금은 제대로 내고 있는걸까?
[장기 주차하는 노점상 : {그럼 이거 주차료는 어떻게 해요?} 주차료는 월 주차하죠. {월 주차. 그게 조금 싸죠?} 월 주차가 조금 싸요. 조금.]
하지만 다른 한강 주차장과는 달리 주차 수요가 넘치는 이곳 여의도 제2주차장은 월 주차 제도를 운영하지 않습니다.
[여의도 한강공원 제2주차장 안내소 : {제2주차장 혹시 월 정기주차를 할 수 있나요?} 안 됩니다. 거기는 정기주차를 안 받습니다. 아예.]
일반 시민들은 못하는 월 주차를, 주차 규정에도 맞지 않는 불법 노점상 차들이 어떻게 하고 있는 걸까? 서울시와 위탁계약을 맺은 관리 업체를 만났습니다.
과거 노점상들이 주차 요금을 안 내고 달아나는 경우가 많다고 하소연합니다.
[주차 관리 업체 관계자 : (예전에는) 이 사람들이 3월에 들어와서 쭉 있다가 추석 무렵에 우리가 주차장 오픈하잖아요. (무료) 개방하잖아요. 그러면 그때 싹 빠져나가요.]
그래서 고육지책으로 비공식적인 장기주차를 허용했다는 겁니다.
[주차 관리 업체 관계자 : (노점상 단체가) 걷어서 돈을 주면 차가 왔다 갔다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담 없게 해줄 테니까 딱 대수를 20대만 해라. 더는 안된다. 그래서 그렇게 해서 지금 운영을 하고 있는 겁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서울시는 "미처 파악하지 못한 부분이었다"며 "보도 내용을 근거로 출차 요청 등 행정조치를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평일 오후인데도 이 주차장 이렇게 만차입니다.
빈자리를 찾아서 빙빙 헤매는 그런 차들도 자주 볼 수가 있는데요.
시민 누구나 규정대로 이용하는 이 한강 주차장.
그런데 특정인들은 마치 전세 낸 듯 자리를 오래 차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납득이 되십니까?
[작가 강은혜 / VJ 장준석 / 영상편집 배송희 / 취재지원 홍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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