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물자" vs "보존하자"…아픈 역사 '몽키하우스' 새벽 대치
시민단체 "아픈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해야"
경기 동두천시에는 과거 미군 기지촌 여성들의 '성병관리소' 건물이 남아있습니다. 여성들을 창살 안에 가둔 탓에 '몽키하우스'라고도 불렸던, 우리에겐 아픈 역사 중 하나인데, 이곳의 철거 문제를 놓고 충돌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오원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커다란 집게를 단 굴착기가 굉음을 내며 수풀을 헤집습니다.
일요일 새벽 5시, 공사를 하기에는 이른 시간입니다.
[드러누워, 드러누워. 공사 허가증 내놓으세요.]
사람들의 반발에 중장비는 3시간 만에 물러났습니다.
새벽 기습 철거를 시도한 중장비가 훑고 간 흔적입니다.
보도블록이 깨져 있고, 나무가 무참히 짓밟혀 있습니다.
동두천시는 허물려 하고, 시민단체는 지키려 하는 것.
30년 가까이 방치된 '미군 위안부 성병관리소' 건물입니다.
70년대, 정부는 미군을 상대로 한 성매매를 허용하고 여성들을 직접 관리했습니다.
[강제입소 피해자 : 어…오 마이갓… 여기서 페니실린 맞았던 것 같아 여기서…]
성병에 걸리면 여기 데려와 가두고 독한 주사를 맞혔습니다.
[강제입소 피해자 : 창문 보고 여기가 어딘가…완전 몽키 아니야? 아, 이래서 몽키하우스라고…]
감금을 못 견디고 창문에 매달렸다, 뛰어내려 다친 사람도 여럿입니다.
이런 역사를 되돌아보는 현장으로 남겨야 한다는 게 시민단체 주장입니다.
하지만 동두천시는 낙후된 지역을 살리려면 온천 리조트를 들여야 한다고 합니다.
입장차를 좁힐 만남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 시민단체는 이 앞을 계속 지키겠다고 했습니다.
[영상취재 황현우 신승규 이현일 / 영상편집 유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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