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50만 원짜리 돌반지

이진규 부국장 2024. 10. 1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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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기호 Au, 원자번호 79. 금이라 불리는 원소다.

표준금거래소 기준으로 한 돈짜리 돌반지가 50만 원을 넘어섰다.

가공비가 포함된 한 돈짜리 돌반지는 물론 순금 한 돈(3.75g)으로 쳐도 47만 원을 넘어섰다.

금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1g짜리 돌반지가 나왔지만 이젠 이조차도 부담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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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소기호 Au, 원자번호 79. 금이라 불리는 원소다. 금값이 정말 ‘금값’이 됐다. 표준금거래소 기준으로 한 돈짜리 돌반지가 50만 원을 넘어섰다. 한국거래소(KRX) 금 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g당 가격은 지난주 초 11만4000원대에서 주 후반에는 12만5000원대까지 올랐다. 가공비가 포함된 한 돈짜리 돌반지는 물론 순금 한 돈(3.75g)으로 쳐도 47만 원을 넘어섰다. 금 가격이 매일매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모양새다.


2000년 돌반지 하나에 5만 원 정도 하던 시기는 말할 것도 없고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해도 갑절 이상 껑충 뛰었다. 한 돈짜리 돌반지 선물은 이제 추억 속의 풍속으로 박제될 판이다. 금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1g짜리 돌반지가 나왔지만 이젠 이조차도 부담스러워졌다. 요즘 그나마 팔리는 건 선물보다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초소형 금 상품이라고 한다. KRX 금 거래는 전용계좌를 열면 1g 단위로 투자할 수 있고, 0.01g 단위로 사고파는 은행 금 통장도 나왔다.

사실 세상의 여러 물질 가운데 무게를 비교할 때 금보다 비싼 건 많다. 다이아몬드는 물론이고 우주를 떠돌다 지구로 떨어진 운석 중에서도 낙하 직후 발견돼 우주 공간의 속성을 그대로 간직한 낙하 운석은 같은 무게의 금보다 몇 배나 비싸다고 한다. 하지만 금이 인류 역사와 함께하며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높인 건 화폐로서, 귀금속으로서 희소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다른 귀금속에 비해 환금성이 높아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 인정받기 때문이기도 하다.

금은 한 국가의 재무적 건전성과 신뢰도를 상징하기도 하므로 시대를 막론하고 인류가 만든 재화 가운데 가장 꾸준히 인정받은 안전 자산이다. 그래서 국제 정세가 불안정하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금을 선호하면서 가치가 높아지고 가격이 상승한다. 가파르게 올라가는 요즘 금값은 그만큼 세상이 불안정하고, 불확실하다는 걸 보여주는 셈이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구에 매장된 금 총량은 약 24만4000t으로 인류는 이 가운데 약 18만7000t을 채굴했다고 한다. 이제 남은 양은 5만7000t 정도로 금의 희소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집마다 돌반지 몇 개씩은 장롱에 넣어두는 시대는 저문 듯하다. 조만간 진짜 금 대신 ‘바보의 금’으로 불리는 황철석이라도 만지며 씁쓸한 마음을 달래야 할지 모르겠다. ‘시금석’에 그어보면 바로 가짜인 걸 알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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