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유출’ 연세대 논술…“휴대폰 확인 안 해…챗지피티 사용했단 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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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문제가 인터넷에 유출됐던 연세대 자연계열 수시 논술 시험 과정에서 '휴대전화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수험생들의 증언이 나왔다.
시험 문제를 회수한 뒤 수험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통제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50분 동안 아무것도 못 하게 둘 순 없었다"고 했다.
시험 문제가 노출된 뒤에 수험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한 점은 인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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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문제가 인터넷에 유출됐던 연세대 자연계열 수시 논술 시험 과정에서 ‘휴대전화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수험생들의 증언이 나왔다. 연세대의 부실한 시험 관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 감독관 착오로 시험지가 일찍 배부된 연세대 자연계열 수시 논술 고사장에서 시험을 치른 수험생 3명의 설명을 14일 종합하면, 예정된 시험시각보다 1시간가량 이른 낮 12시40분께 “풀고 있던 자료를 가방에 넣으라”는 감독관 지시가 있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휴대전화를 넣으라는 지시는 불분명했다고 한다. ㄱ(18)군은 한겨레에 “고사장 내부가 넓었는데 일일이 확인하지도 않았다. 분위기가 어수선했다”고 전했다. 같은 고사장에서 시험을 친 ㄴ(19)군은 “휴대전화는 별다른 얘기가 없었다”고 했다. 휴대전화 사용이 엄격히 통제되지 않은 채 시험지가 배부된 것이다.
배부된 시험지는 연습지로 덮었지만, 연습지가 얇아 시험 문제가 비쳐 보였다고 한다. 이후 착오를 깨달은 감독관이 시험지를 다시 걷어 갔지만 이미 학생들은 문제 일부를 확인한 분위기였다는 게 수험생들의 설명이다. 재수생 ㄷ씨는 “(시험지를 걷고 나서) 앞뒤, 양옆을 보니 모두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분위기였다. 1~4번 문제가 단답형이라 (실제 시험 시작까지) 기다리는 시간 동안 찾아볼 수 있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에 ‘그 시간에 챗지피티(GPT)를 사용했다’는 글까지 올라온 것을 보고 허탈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입학처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끈 채로 가방에 넣고 (고사장) 뒤쪽으로 보낸 뒤 시험지를 배포하는 게 절차이고, 사전 시험지 배부 때도 그렇게 했다. 시험지가 배부된 뒤 사용했다면 불법”이라고 했다. 시험 문제를 회수한 뒤 수험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통제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50분 동안 아무것도 못 하게 둘 순 없었다”고 했다. 시험 문제가 노출된 뒤에 수험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한 점은 인정한 것이다.
문제가 된 고사장 외에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엔 연세대 자연계열과 인문계열 수시 논술 시험지 사진이 여럿 올라왔다. 시험이 끝난 뒤 문제지 등을 회수하기 전에도 자유롭게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었다는 방증이다. 한 누리꾼은 “적어도 내가 있던 강의실에선 휴대전화를 가방에 넣었는지도 확인하지 않았다. (시험 직후) 문제지 촬영이 가능했다는 것부터 감독이 부실했음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시험 당일 오전 인문계열 시험을 봤던 재수생 ㄹ씨는 한겨레에 “수험생이 고사장에 잘못 들어와 착석했지만, 감독관이 그대로 둔 채 시험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연세대 수시 전형이 ‘논술 100%’로 당락에 결정적이었던 만큼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감독관에 대한 관리조차 되지 않았는데 그 결과도 공정하다고 믿을 수 있겠나. 수시전형 관리·감독이 그간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는 걸 보여준 셈”이라고 말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 소장도 “오로지 논술로 합격이 좌우되는 전형이라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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