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드론' 누가 보냈나...北 공개 대북 전단지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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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평양 상공 무인기 침투'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무인기 주체를 두고 공방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발사대나 활주로가 있어야 이륙 가능한 무인기"라며 "무인기 사건의 주범은 대한민국 군부 쓰레기"라고 주장하지만, 우리 군은 '확인 불가'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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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대북 단체 스타일과 판이하게 달라
낱장 뿌리지 않고 통으로 살포도 '의문'
북한이 '평양 상공 무인기 침투'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무인기 주체를 두고 공방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북한은 "발사대나 활주로가 있어야 이륙 가능한 무인기"라며 "무인기 사건의 주범은 대한민국 군부 쓰레기"라고 주장하지만, 우리 군은 '확인 불가'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밀 작전에 동원된 군 자산이거나 탈북단체의 전단 살포 목적으로 띄운 무인기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한편, '드론 동호회'나 '외부 조력을 받은 북한 내 단체' 등 제3의 시나리오를 언급한다.
유일한 실체적 증거 '대북전단'...탈북단체? 글쎄
대북 군사 전문가들은 특히 북한이 공개한 '살포 대북전단'을 주목한다. 이들 대북전단은 북한이 공개한 평양 침투 무인기 사진과 더불어 실체가 있는 몇 안 되는 증거물이다. 흐리게 처리된 대북전단지에는 "자기 배 불리기에 여념 없는 김정은"이라는 글씨와 함께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스위스 명품 'IWC' 시계와 딸 주애의 크리스챤 디올의 패딩 사진이 실렸다. 남북 간 연소득 비교 그래픽도 포함됐다.
눈에 띄는 건 전단의 양식과 내용이다. 그간 탈북단체들이 북측으로 보낸 전단과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임철균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탈북단체의 전단은 '천인공노할 만고의 역적 김정은 일당' 같은 선전·선동적인 북한의 언어를 사용해서 작성한다"며 "북한 사람들은 '디올'이 뭔지도 모르기에 심리전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지극히 서구 시각을 반영한 전단이라는 것이다.
대북전단을 북에 살포했던 장세율 전국탈북민연합회 상임대표 역시 "우리(탈북단체)는 김주애를 추켜세우거나 명품 치장 같은 소소한 것에 관심 갖는 것을 불쾌하게 생각한다"며 "'우리 스타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통상 대북 전단이 북한의 실체와 한국 생활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글씨를 한 장에 빼곡하게 채워 넣는다는 점에서도, 이번 전단지는 차이를 보인다. 낱장이 아닌 묶음 상태인 것도 의문이다. 전문적으로 대북 전단을 뿌리는 단체들은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퍼뜨리기 위해 '디스펜서'를 이용해 한 장씩 살포한다.
회색지대에 놓인 '무인기 비행 주체'
이에 따라 드론 동호회와 협업한 '아마추어 대북 단체'의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드론 동호회원들의 북한 촬영 전례가 여러 차례 있었던 데다, 최근 민간 동호인들 활동이 왕성해지고 드론 기술력도 커졌기 때문에 자금만 있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물론 북한 내부 소행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올해 '새조선' 등 북한 내에서도 체제 전복을 도모하는 자생 세력이 조직되고 있고, 얼마 전 미국 중앙정보국이 북한 정보원 모집 공고를 공개하기도 한 만큼 외부의 조력을 받은 반체제 세력의 행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우리 군의 개입 가능성을 여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이어진다. 경기 파주 임진각에서 평양까지 300㎞를 날아가 다시 돌아오는 비행 거리가 민간 드론에 버겁다는 이유에서다. 정경운 서울안보포럼 연구기획실장은 "드론 상용화로 민간이 무인기를 보낼 수는 있을지라도, 월경 시 위험과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서는 기관(군)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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