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겹다"-"사퇴하라" 공영방송 임원진 불러 국감 난타전

성시호 기자, 박상곤 기자 2024. 10. 1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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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14일 국정감사에서 공영방송 3사와 감독기관 임원진을 거세게 비판했다.

권태선 방문진(MBC 대주주) 이사장은 이날 오후 국회 과방위가 소집한 KBS·방문진·EBS 국정감사에 출석해 "2021~2023년 MBC는 3년 연속 흑자를 실현했다"며 "여러 기관의 미디어 신뢰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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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국정감사]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왼쪽부터), 박민 KBS 사장, 김유열 EBS 사장이 14일 국회에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소집한 KBS·방문진·EBS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사진=뉴스1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여야 의원들이 14일 국정감사에서 공영방송 3사와 감독기관 임원진을 거세게 비판했다. 여권은 MBC·EBS, 야권은 KBS에 화력을 집중했다.

권태선 방문진(MBC 대주주) 이사장은 이날 오후 국회 과방위가 소집한 KBS·방문진·EBS 국정감사에 출석해 "2021~2023년 MBC는 3년 연속 흑자를 실현했다"며 "여러 기관의 미디어 신뢰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앞서 MBC는 올해 영국 옥스포드대 부설 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실시한 뉴스 신뢰도 설문에서 '신뢰한다'는 응답 57%를 얻어 2년 연속 국내 매체 1위를 기록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MBC를 국민 갈등의 진앙지로 만들어 놓곤 5분 넘게 자화자찬하니 솔직히 역겨웠다"며 "MBC가 공정하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절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 50%는 MBC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권 이사장은 "신뢰도 100%인 언론사가 어디 있느냐"며 "유럽의 유수 공영방송은 신뢰도가 70~80%로 나오고, 이를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MBC가 국민 50%에게 지지를 안 받는다고 설명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MBC가 지난 1일 국군의 날 시가행진을 '군사정권을 방불케 한다'고 보도한 반면 2020년 북한 열병식은 '밤 축제'로 묘사했다는 박충권 의원 지적에도 권 이사장은 "(당시 기사에) 북한이 열병식을 축제 형식으로 꾸며 내부 결속을 다지려 했다는 설명이 있었다"며 "뉴스 전체를 보시라"고 맞받았다.

야당 의원들은 박민 KBS 사장을 상대로 수신료 수입 감소·세월호 10주기 다큐멘터리 불방·광복절 기미가요 방영 등을 거론하며 공세에 나섰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KBS 3대 노조가 진보·보수를 막론하고 박 사장의 연임을 반대한다"며 사퇴를 요구했고,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KBS의 신뢰도 조사 성적이 박 사장 취임 이후 급락해 유튜브와 큰 차이가 없어졌다"고 지적했다.

박 사장은 "KBS가 이전보다 공정방송을 하기 위해서 노력한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많이 있다"며 "뉴스의 신뢰도는 여론조사가 아니라 국민들이 얼마나 보느냐다. 지난달 기준 KBS 뉴스9의 시청률이 MBC 뉴스데스크에 비해 2.7%포인트 더 높다"고 맞받았다. '명태균씨 발언들은 보도가치가 없냐'는 황 의원의 물음에도 "취임할 때 확인되지 않은 의혹은 보도하지 않도록 했다"며 "의혹을 무차별적으로 보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박 사장은 차기 사장 공모를 놓고 언론노조 KBS 본부가 제기한 이해충돌 논란에 대해서도 "(공모 절차를 주관하는) KBS 이사회의 직원은 이사장과 협의해 파견하고 그들은 이사장 지시를 받는다"며 "(사장은) 차기 사장 임명에 의견을 내거나 개입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감장에선 질의 시작 전부터 여야가 자료 제출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여당 의원들은 EBS를 상대로 유시춘 이사장의 업무추진비 지출내역과 차량 운행일지를, 야당 의원들은 KBS를 상대로 박민 사장의 법인카드 결제내역 등을 요구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은 김유열 EBS 사장을 향해 "경영진이 유 이사장 업무추진비를 환수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박민 KBS 사장은 자신을 대통령으로 착각했는지 밥 먹는 동선을 국가안보 사안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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