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절반 나누자"…병무청 설립 이후 첫 '대리 입대' 적발
다른 사람을 대신해 군에 입대하고 실제 석 달 동안 군 생활을 한 20대 남성이 적발됐습니다. 병사 월급을 나눠 받고 먹고 자는 것도 해결하기 위해서였다고 하는데, 이렇게 '대리 입대'가 적발된 건 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윤샘이나 기자입니다.
[기자]
20대 남성 조씨는 지난 7월 강원도 홍천에 있는 신병교육대에 입대했습니다.
5주간 신병 교육을 마치고 자대 배치까지 받은 조씨는 이등병 계급을 달고 약 두 달간 군생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조씨는 원래 입대해야 할 최모 씨를 대신해 군에 들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씨의 신분증을 들고 신병교육대에 갔는데, 훈련병들을 인도하는 병무청 직원이 신분증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병무청 관계자는 "생계곤란을 겪어온 조씨가 온라인상에서 알게 된 최씨와 대리 입영을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두 사람의 행각은 원래 입대했어야 할 최씨가 병무청에 자수하면서 드러났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두 사람은 월급을 절반씩 나눠 갖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조씨가 입대한 뒤 받은 이병 월급은 64만원입니다.
검찰은 조씨를 병역법과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겼고 공범 최씨도 조만간 기소할 예정입니다.
원래 입대 했어야 할 최씨에게는 재판 결과와 별도로 병역 의무가 부과됩니다.
대리 입영이 실제로 벌어진 건 1970년 병무청이 생긴 이래 처음입니다.
병무청 관계자는 "병역 의무자 신분 확인 절차를 강화하고 생체 정보 등을 이용한 확인 시스템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김지훈 / 영상디자인 황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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