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김여사 도이치' 수심위 대신 '내부 레드팀' 검토 거쳐 처분(종합2보)
이번주 초 수사팀 최종보고 후 17일 발표 유력…불기소 무게
(서울=연합뉴스) 권희원 이도흔 기자 =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 대신 '내부 레드팀' 형식의 검토를 거쳐 사건을 최종 처분할 방침이다.
심우정 검찰총장의 지휘권이 배제된 상태에서 수사 결과를 둘러싼 공정성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법리 검토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다.
이번 주 초 수사팀이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에 최종 결과 보고를 한 뒤 오는 17일 결과를 발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최재훈 부장검사)는 지난주 이 지검장에게 일차적으로 김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했다.
수사팀은 이후 언론을 통해 제기된 여러 의혹을 포함해 추가 보완을 위한 막바지 법리 검토를 진행 중이다. 수사팀의 최종 결과 보고는 이번 주 초 이뤄질 예정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수사 결과를 점검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 수사팀 외부 인원으로부터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밟기로 했다.
주가조작 시기 이후 김 여사가 시세 조종 일당과 연락한 정황 등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만큼 일종의 레드팀을 가동해 외부의 시각에서 수사 내용의 허점은 없는지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취지다.
수사 실무와 법리를 모두 꿰뚫고 있는 차장·부장검사급은 물론 평검사들도 검증 작업에 참여시키는 방안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일각에서는 처분 결과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사건을 수심위에 회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수심위 운영지침에 따르면 지방검찰청 검사장은 심의 대상에 해당된다고 판단한 사건에 관해 검찰총장에게 서면으로 수심위 소집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러나 수심위 대신 검찰 내부의 의견을 수렴해 법리적 판단의 정당성을 강화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검찰이 수심위 개최가 부적절하다고 보는 데는 규정상 지휘 권한이 배제된 사건에 대해 총장이 수심위를 소집할 수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판단이 깔렸다. 이 사건은 2020년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이후 현재까지 검찰총장의 지휘권이 복원되지 않았다.
총장의 수심위 소집 결정 자체가 수사팀에 수심위 권고안을 참고해 사건을 처분하라는 일종의 '수사 지휘'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지휘권 배제 상황과 상충할 수 있다는 지적을 고려한 것이다.
법률 전문가가 아닌 수심위원들이 주가조작 사건의 복잡한 법리적 쟁점을 짧은 시간 안에 파악하고 합리적인 권고안을 내릴 수 있느냐는 의견도 안팎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수심위 권고안이 수사팀 결론과 엇갈릴 경우 자칫 불필요한 논란만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수사팀으로선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실제로 앞서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사건 수사를 두고 두 차례 열린 수심위가 직무 관련성에 대해 상반된 결론을 내놨고, 수사팀이 공여자인 최재영 목사 수심위의 기소 권고를 따르지 않으면서 오히려 혼란만 가중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오는 16일 재·보궐선거가 치러지고 18일엔 서울중앙지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가 진행되는 점을 고려하면 그 사이인 17일 최종 처분이 이뤄질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김 여사를 최소한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라도 기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검찰은 김 여사를 불기소하는 데 무게를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조작 선수와 직접 소통하며 편승 매매를 진행해 항소심 법원에서 방조 혐의를 유죄로 선고받은 전주(錢主) 손모 씨와 김 여사는 투자 행태가 확연히 다르다는 게 검찰 시각이다.
검찰은 증거와 법리에 따른 결과라는 점을 최대한 상세히 설명함으로써 수사 결론의 정당성을 설득하려 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불기소 결론이 나올 경우 야권을 중심으로 검찰에 대한 비판과 특검론 등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 처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므로 한치의 부족한 부분이 없도록 치밀하고 철저하게 검토하고, 일체의 다른 고려 없이 수사 결과만을 바탕으로 증거와 법리에 맞게 처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ee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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