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반씩"…엉뚱한 사람 입대했는데 새카맣게 모른 병무청

▲ 군인

군인 월급을 반씩 나눠 갖기로 하고 대리 입영한 20대가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춘천지검에 따르면 최근 병역법 위반과 위계공무집행방해,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20대 후반 조 모 씨를 구속기소했습니다.

조 씨는 20대 초반 최 모 씨 대신 입대하는 대가로 병사 월급을 반씩 나눠 갖기로 하고, 지난 7월 강원 홍천군 한 신병교육대에 최 씨 대신 입소한 혐의를 받습니다.

군 입영 절차에 따라 신분증 검사를 통해 신원을 제대로 확인해야 했음에도 조 씨는 최 씨 신분으로 3개월간 군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이들의 '위험한 거래'는 적발을 두려워한 최 씨가 지난 9월 병무청에 자수하면서 드러났습니다.

조사 결과 두 사람은 온라인에서 알게 돼 범행을 계획했습니다.

조 씨는 군인 월급이 예전처럼 적지 않은 데다 의식주까지 해결할 수 있어 범행했으며, 대리 입영 전 자신의 병역의무 이행을 위해 입대했다가 정신건강 문제로 전역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불구속 상태로 수사 중인 최 씨도 조만간 병역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길 방침입니다.

1970년 병무청 설립 이래 대리 입영 적발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병무청은 병역 이행의 공정성과 정의를 훼손한 사안으로, 엄중히 생각하고 있다며 사건의 원인과 발생 경위 등을 분석해 앞으로 병역의무자의 신분 확인 등을 더욱 철저히 하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병역의무자 신분 확인 절차와 직원 직무교육을 강화하고, 홍채 인식 등 생체정보 등을 이용한 신분 확인 시스템 도입을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병무청은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류희준 기자 yoohj@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