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의 없는 보건지소…“공공의료 대책 시급”
[KBS 청주] [앵커]
의료 사각지대로 꼽히는 농촌 주민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공공 의료기관, 바로 보건지소인데요.
이런 보건지소에서 일하는 충북의 공중보건의 배치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민수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보은군의 한 보건지소입니다.
진료실이 텅 비어있습니다.
문 앞에는 일주일에 한 번만 진료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습니다.
2년 전만 해도 보은군 보건소와 8개 보건지소, 9곳에 공보의가 각각 한 명씩 근무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5명만 배치됐습니다.
그마저도 2명은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공백을 메우러 다른 지역 의료기관에 파견됐습니다.
나머지 1명이 보건소를 맡고, 2명이 8개 보건지소를 감당하고 있습니다.
[김순선/보은군 산외면 : "(공중보건의) 선생님이 계실 때가 있고 안 계실 때가 있으니까 전화해 보고 오라고 하더라고요. (오늘도) 그래서 전화해 보고 온 거예요."]
충북의 다른 보건지소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지난 6월 기준, 충북의 공보의 배치 대상 보건지소 94곳 가운데 절반 이상인 55곳, 58.5%는 공보의 없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는 전국 평균인 45.6%를 웃도는 수준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충북의 미배치율이 가장 높습니다.
열악한 충북의 공공의료 상황을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농촌은 의료 공백으로, 도심 대형 병원 응급실은 전공의 집단 이탈로, 공공의료원은 재정 위기로, 지역 의료 기반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는 겁니다.
[권승직/보건의료노조 충북지역본부 부본부장 : "의료 공백과 재정 위기를 맞으면서 충북도민은 아플 때 치료받을 권리를 빼앗기고 있다."]
[이가현/충북대학교병원 수술실 간호사 :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제때 치료받지 못한 채 죽어가고 있을지 모른다."]
시민사회단체는 충청북도가 의료 노동자와의 대화로 의료 공백 실태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실효성 있는 공공의료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KBS 뉴스 민수아입니다.
촬영기자:박준규/그래픽:박소현
민수아 기자 (msa46@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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