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노년공간 ‘하하센터’ 녹색일자리 ‘ESG센터’ 대거 확충

이병욱 기자 2024. 10. 1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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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재도약…지금이 골든타임 <6> 15분 도시 어디까지 왔나 下 노인이 행복한 도시

- 하하센터 노인복지시설과 차별화
- 실버 동아리·강좌 다양하게 마련
- 내년까지 네 곳 추가로 개관 방침

- 우리동네ESG센터 전국서 주목
- 업사이클링으로 환경문제 해결
- 올해 노인세대 360명 사업 참여

부산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지난 8월 기준 부산 전체 인구 327만5000명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76만7000명으로 23.44%에 달한다. 부산은 2003년 고령화사회, 2014년 고령사회로 진입한 뒤 2021년 9월 노인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 초고령사회가 됐다.

부산 사하구 ‘하하센터 사하구 신평’에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미술 강의가 진행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박형준 부산시장은 고령인구가 더 이상 부담이 아니라 도시 성장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며 ‘노인이 행복한 15분 도시’ 조성에 나선다. 구매력 있는 어르신들이 부산을 찾아 행복하게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 신노년 커뮤니티 공간 ‘HAHA센터’

같은 장소에서 어르신들이 댄스 강의를 받는 모습. 부산시 제공


60세 이상 인구 비율이 31.6%에 달하는 부산은 고령화 속도에 맞춰 65세 전후의 ‘신노년’을 위한 정책 개발 필요성이 대두된다. 신노년층의 사회 참여와 커뮤니티 형성 기회를 확대하고, 교육을 통해 건강하고 행복한 노년 생활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수적이다. 시는 기존 노인복지시설과는 차별화된 밝고 활력 넘치는 분위기의 공간을 조성한다는 취지로 하하(HAHA) 센터 건립에 나섰다.

하하센터는 이름 그대로 노인들인 밝은 분위기에서 커뮤니티 활동을 하거나 교육을 받는 공간이다. 하하센터 1호점은 지난해 12월 말 해운대구 인혜재가노인복지센터에 문을 연 ‘하하센터 해운대구 재송’이다. 이곳은 라운지와 공유 오피스, 프로젝트룸, 실내 쉼터, 미디어실, 키친 스튜디오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이곳에서 노인들은 스스로 동아리를 만들어 활발하게 활동한다. 대표적인 동아리가 ‘해운대 신문방송’이다. 노인들은 이웃의 소식과 생활에 유익한 정보와 정책 등을 발굴해 유튜브를 제작한다. 어르신들이 친근하게 지역 소식을 전해 유튜브는 큰 인기를 끈다. ‘힐링 아트’ ‘맘, 그림책’ ‘스포츠 스태깅’ 등 동아리도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지난 6월 사하구 도시철도 1호선 신평역사에 마련된 2호점 ‘하하센터 사하구 신평’은 개관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음에도 지역의 대표적인 노인 관련 시설로 자리매김했다. 이곳은 특히 지역 대학과 의료기관 등으로 구성된 ‘하하센터 재능기부단’이 여가와 문화, 의료 등 다양한 강좌를 펼쳐 호응을 얻는다.

시는 내년까지 하하센터 4곳을 추가로 개관할 예정으로, 향후 모든 구·군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하하센터와는 별도로 ‘하하 캠퍼스’도 조성한다. 부산가톨릭대와 손 잡고 대학의 유휴 시설을 활용해 노인 여가·문화·학습·연구·산업 시설이 집적된 대형 시니어 복합단지를 만든다. 이곳에는 ▷물리치료실 수영장 등을 갖춘 헬스케어 존 ▷컴퓨터 교육장 등이 있는 디지털 스마트 존 ▷그라운드 골프장과 맨발 걷기 체험장 등을 갖춘 야외 힐링 존이 들어선다.

▮ 일자리+환경 ‘우리동네 ESG센터’

노인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문제와 환경 문제는 둘 다 ‘난제’다. 이를 동시에 해결하는 사업이 바로 ‘우리동네 ESG 센터’ 사업이다. 부산에서 시작된 이 사업은 큰 성과를 거둬 전국으로 확산한다. 우리동네 ESG센터는 60세 이상 노인이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새로운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드는 곳이다. 못쓰게 된 제품을 상태 그대로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과 달리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더하는 방식으로 탄소중립에도 기여한다.

부산에는 현재 2곳의 우리동네 ESG센터가 조성돼 있고, 연말까지 모두 5곳으로 늘어난다. 2022년 12월 금정구에 문을 연 1호점에서는 노인 일자리 참여자가 폐플라스틱 장난감 병뚜껑 등을 수거해 세척하고 종류나 색상별로 분류하는 작업을 한다. 선별된 플라스틱은 사회적 기업 ‘코끼리 공장’으로 옮겨져 작은 조각으로 만드는 원료화 작업 등을 거쳐 업사이클링 제품 제작 업체로 넘겨진다. 1호점은 지난해 210개의 노인 일자리를 창출했고, 올해는 360명의 노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1호점이 폐플라스틱의 수거부터 원료화까지 과정에 중점을 둔다면 지난해 9월 동구에 문을 연 2호점의 주된 역할은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판매하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조립되지 않은 상태의 업사이클링 제품 등을 받아 노인들이 장갑 안전조끼 가방 조명 등 제품을 제작하고 판매까지 한다. 2호점은 지난해 270명의 노인을 채용했고, 올해는 250명이 사업에 참여 중이다.

1, 2호점에서 일하는 노인들은 한 달 평균 30~60시간 일하고 29만~72만 원을 받는다. 많지 않은 돈이지만 탄소중립 가치를 실현한다는 점에서 노인들의 만족도가 높다.

우리동네 ESG센터에는 업사이클링 제품 제조 공간 외에도 학생들이 탄소중립 등 환경 보호에 관해 배울 수 있는 체험장이 마련돼 있다. 노인 일자리 참여자 중 일정 과정을 수료한 이들이 학생 교육을 맡는다. 체험장의 인기가 높아져 현재 노인들이 직접 학교로 가 교육을 하기도 한다. 자연스럽게 세대 간 교류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시는 앞으로 모든 구·군에 우리동네 EGS센터 한 곳 이상을 조성하기로 하고 사업 활성화에 나선다.
◇ 하하(HAHA)센터 조성 현황
위치 개관일
해운대구 인혜재가노인복지센터 2023년 12월
사하구 도시철도 신평역사 2024년 7월
사상구 신라대 예음관 2024년 10월
동래구 복산동행정복지센터 2025년 5월
금정구 정든금사랑방 2025년 5월
부산진구 개금동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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