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정기 연고전 농구] 문유현, 패배 후 성장 다짐 "더 성숙해진 모습 보여드릴 것"

이형주 기자 2024. 10. 1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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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정기 연고전 농구 고려대 문유현. 사진┃SPORTS KU 사진 정유진·김이연 기자

'영원한 라이벌' 연세대와 고려대 간의 '2024 정기 연고전'이 지난달 27일(금)부터 28일(토)까지 4개(야구·축구·농구·빙구) 종목에서 치열한 승부를 펼친 가운데 STN뉴스는 고려대 SPORTS KU 필진과 함께 각본없는 명승부를 펼친 각 종목 주역들을 만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STN뉴스] SPORTS KU 신민수 기자 = 문유현(체교23, G)이 더 성숙해진 모습을 약속했다.

고려대는 지난달 27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 정기 연고전 농구 경기에서 연세대에 54-57로 3점의 리드를 내주며 패했다. 고려대는 경기 초반 공수 양면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며 연세대에 흐름을 내줬지만, 경기 후반 10점의 리드를 뒤엎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끝내 승리를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14득점으로 고려대를 견인했던 문유현을 5일 만나봤다.

문유현은 "승리로 보답해 드리지 못해 너무 아쉬운 마음이 가장 크다. 하지만 연세대와의 경기가 아직 끝난 게 아니니, 남은 경기들에 모두 이기려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지켜봐 주시면 감사하겠다"라며 정기전에 대한 아쉬움과 함께 추후 연세대와의 경기에 대한 포부를 남겼다.

고려대는 2024 KUSF 대학농구 U-리그(이하 U리그)와 제40회 MBC배전국대학농구상주대회(이하 MBC배)에서 치른 연세대전에서 모두 승리를 거뒀다. 이전 경기와 정기전의 차이점에 대해 "응원 소리가 커서 확실히 소리가 잘 안 들리고, 소통이 잘 안됐다. 저희는 수비가 강점인 팀인데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니까 수비 미스가 너무 많았다. 또 학우분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하니까 오랜만에 긴장을 해서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고, 압박도 조금 있어서 무거웠다"라고 말했다. 그는 "슛 성공률이 많이 아쉬운 것은 사실이고, 다음 정기전에서는 많이 넣을 생각이다"라며 아쉬웠던 경기에 대해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다음을 그렸다.

2024 정기 연고전 농구 고려대 문유현. 사진┃SPORTS KU 사진 정유진·김이연 기자

문유현은 "정기전에서 외곽 성공률이 너무 낮아서 최대한 페인트존 안에서 득점을 올리려고 했는데, 연세대학교 높이가 만만치 않다 보니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초반부터 경기를 쉽게 풀어나가지 못했고, 제가 드리블을 치면서 찬스도 만들어주고 팀을 잘 이끌어야 했는데, 저부터 막히다 보니까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고려대는 3점슛에서 평소보다 현저히 낮은 17%의 야투율을, 2점슛에서는 40%의 야투율을 보였다. 문유현은 이에 대해 외곽이 잘 안 풀렸고, 인사이드 역시 높이로 인해 고전했다고 밝혔다. 이를 풀어나가기 위해 신경 썼던 부분에 대해 문유현은 "수비수를 떨쳐 내기 위해서 많은 것을 해봤는데, 저만 보고 있더라. 솔직히 좀 짜증도 났지만 제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런 부분도 이겨내서 스텝 업하고, 더 좋은 선수가 되려 노력해야겠다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문유현에 대한 연세대의 수비는 매서웠다. "저는 최대한 페인트존 안으로 가서 미들 슛이나 레이업 슛을 올리고 싶었는데 내가 들어갈 때마다 2~3명이 붙더라. 그래서 저도 그 상황에서 슛을 쏘면 무리한 샷이 되니까 최대한 팀원들한테 빼주고 찬스를 받으려고 했다. 하지만 빼줬는데도 연세대 수비가 좋았다 보니 다소 저조한 야투율이 나왔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문유현은 외곽과 내곽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유연한 선수지만, 특히 빠른 스피드와 드리블을 이용한 인사이드 공격이 장점인 선수다. 그러나 정기전에서는 2점슛에 40%의 야투율을 보이며 고전했다. 이에 대해 "일단 수비에 고전한 것이 맞다. 내가 좀 더 분석을 잘하고 준비를 더 많이 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당시 문유현 선수를 집중적으로 마크했던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억나는 것에 관해 물었다. 그는 "일단 하프코트를 넘어오기도 전부터 수비가 저를 쳐다보고, 계속 조금씩 밀면서 수비를 하더라. 옷을 잡고 그런 모습들을 보며 '오늘 마음먹고 나왔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나 역시 계속 지지 않으려고 했는데, 연세대 선수들이 눈에 정말 불을 켠 것처럼 죽일 듯이 보더라. 그래서 조금 무섭긴 했지만, 이겨내려고 노력했다" 고려대에 번번이 지고 있던 연세대는 이번 정기전에서 끈질긴 투지와 적극적인 플레이를 보였다. "보인 아쉬운 경기력에 대해 사람들에게 욕도 좀 먹었는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다시 증명해 보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기량과 또 한 단계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꼭 보여드리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려대는 수비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특히 연세대에 3점슛으로만 21득점을 내줬다. 다른 때에 비해 외곽 단속이 잘 안됐던 이유에 대해 "저희가 사실 트랩 수비를 준비했는데, 새롭게 맞춘 지 얼마 안 돼서 경기 안에서 로테이션하는 부분 등 허술한 점이 많았고, 그로 인해 연세대에 슛을 많이 내줬다고 생각한다. 또 솔직히 말씀드리면 연세대 선수들의 투지와 의지, 적극성이 저희보다 더 뛰어났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미스매치 상황이 많이 있었고,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던 부분에 대해 감독님의 특별한 지시, 또는 자신이 생각한 보완책에 관해 물었다. 그ㅏ는 "감독님께서는 항상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십니다. 제가 수비에서 더 활기차고 에너지 있게,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하고 상대 빅맨들에게 볼 투입이 안되게 막았어야 했는데, 볼 투입이 많이 된 것에 대해 너무 후회하고 있다. 다음에 만났을 때는 볼 투입이 안되게 꼭 철저히 봉쇄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고려대는 요즘 '슬로 스타터'라는 별칭이 붙었다. 쿼터 초반 득점을 내지 못하다, 후반으로 갈수록 눈에 띄게 공수를 비롯한 경기력이 올라간다. 이번 정기전에서도 그러한 양상을 보였기에 슬로우 스타트가 잦은 이유를 물었다. "저 역시 이유를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패스트 스타트가 될 수 있도록 팀원들과 잘 얘기해서 노력하겠다. 초반에 기선을 제압하는 게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경기에서도 기를 주고 시작하니 패배까지 이어지지 않았는지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려대는 경기 후반, 전반에 뺏겼던 10점이라는 큰 리드 차를 바짝 쫓으며 역전까지 이르렀다. 특히 4쿼터에서 연세대는 고려대의 강한 수비 아래 두 번의 샷클락 바이얼레이션을 냈고, 박스 스코어 역시 고려대에 뒤처졌다. 작전 타임에서 구체적으로 나눈 이야기에 관해 묻자 "우리는 이런 경기 많이 해봤으니까, 끝까지 하면 이길 수 있다고 팀원들끼리 말했습니다. 감독님 코치님께서도 계속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셔서 역전까지 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높은 점수 차를 따라잡을 수 있었던 동력에 대해 "모든 선수가 학우분들에게 패배를 안겨드리지 않고 싶다는 마음이 컸고, 저희끼리도 정기전이라는 큰 무대를 아쉬움과 후회 없이 마무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서 마지막까지 따라붙을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역전의 순간을 만든 것은 역시나 문유현이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기억을 묻자 "역전했을 때는 정말 짜릿했다. 그때만 해도 '됐다. 우리가 이기겠다"라고 생각했는데 그 다음 턴에 바로 최형찬(연세대21) 형이 어이없는 슛을 넣어서 멘탈이 조금 나갔다. 그래도 역전 골 넣었을 때 기분은 정말 좋았다"라고 말했다.

고려대는 오는 12일부터 제105회 전국체육대회와 28일부터 U리그 플레이오프 경기를 앞두고 있다. 남은 경기에 대한 준비와 각오를 들어봤다. 그는 "지금 몸 상태가 좋지 않은데, 꼭 빨리 팀에 복귀해서 전국체전에서 만나는 상무 형들과 대등하게 경기해서 이겨보도록 하겠다. 또 플레이오프에서 연세대를 만날 때 연세대 선수들이 한 번 더 강한 수비를 들고 올 수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 영상 분석을 비롯해 꼼꼼히 준비하고 확실하게 대처하겠다. 꼭 이기겠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는 정말 꿈도 크고 욕심도 큰 선수다. 계속 발전하려고 스스로 노력을 많이 하고 있으니 계속 지켜봐 주시고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문유현은 신입생 때부터 센스 있는 플레이와 눈에 띄는 경기력으로 이목을 끌었으며, 언제나 고려대 농구부의 중심에서 활약하고 있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넘어지기도, 흔들리기도 하지만 문유현은 그 과정을 더 큰 선수가 되는 동력과 자양분으로 삼는 선수다. 아쉬움을 발판 삼아 더 높이 올라갈 고려대와 문유현을 SPORTS KU가 응원한다.

2024 정기 연고전 농구 고려대 문유현. 사진┃SPORTS KU 사진 정유진·김이연 기자

STN뉴스=SPORTS KU 신민수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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