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인문학·번역 예산… ‘제2의 한강’ 나올 수 있을까 [노벨상 지원 척박한 환경]

최용준 2024. 10. 1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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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작가들의 노력과 힘이 영감을 줬다." 한강 소설가가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에서 작가들의 중요성에 대해 한 말이다.

윤호중 의원은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 쾌거와 같이 한국 문화가 다방면으로 세계의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은 인문학이라는 탄탄한 기반이 존재했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제2, 제3의 한강 작가를 배출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다할 수 있도록 국회도 책임을 갖고 살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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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문학 연구자 지원비 25%↓
사회과학분야도 10년새 반토막
한강 소설, 28개 언어 76종 출간
한국문학 알릴 번역 중요성 커져
정부 지원늘려 작가 저변 넓혀야
"여러 작가들의 노력과 힘이 영감을 줬다." 한강 소설가가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에서 작가들의 중요성에 대해 한 말이다. 그러나 최근 작가들을 길러낼 인문학, 번역에 대한 정부의 지원 규모가 줄어들어 작가 저변이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세계적으로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을 때 작가들을 지원하는 사업이 '2025년 예산'에 적극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실이 교육부의 '최근 10년간 국가 연구개발 예산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인문·사회 연구에 대한 2025년 정부 예산안이 감소했다. 교육부의 인문·사회분야 학술연구지원사업은 △인문사회기초연구 △인문학진흥 △사회과학연구지원으로 구분된다.

이 중 문학 연구자를 지원하는 인문학진흥 예산이 쪼그라들고 있다. 2025년 예산안은 281억2100만원으로 올해 374억8600만원에 비해 24.9%나 줄었다. 지난 2014년에는 599억원에 달했고, 2022년에는 422억원가량이었다. 인문학진흥 사업에는 '번역·저술출판 지원' 등이 포함됐다.

2025년 사회과학연구지원 예산규모는 136억7000만원으로 올해에 비해 12.2% 증가했다. 그러나 지난 2014년(297억원)에 비해서는 53.9%나 감소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다른 인문분야인 인문사회기초연구는 2025년 예산안이 더 늘었다"며 "인문학진흥사업의 경우 신규 과제가 얼마나 포함되는지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사업별로 포함된 사업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며 "인문학 관련 예산이 대폭 확대되진 않았지만 수년에 걸쳐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국 문학이 국제무대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선 '번역'의 중요성이 꼽힌다. 하지만 기타공공기관인 한국문학번역원의 2025년 사업비 예산안은 98억5000만원으로 2022년(111억9300만원), 2023년(111억8600만원)과 비교해 11% 이상 줄었다.

또 내년 예산안에서 번역출판 지원은 늘었지만 '한국문학번역인력양성' 예산은 22억원으로 올해(27억원) 대비 5억원이 줄었다. 한강 작가의 작품들은 한국문학번역원 지원을 받아 28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 총 76종의 책으로 출간됐다.

문학·출판계는 예산안에 인문·출판·번역 예산이 더 많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학 이론, 연구, 평론 등 인문학적 토대가 마련될 때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과 영향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출판업계 한 관계자는 "인문연구자 및 작가들의 소득이 높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부 문화사업을 통해 좋은 작가들이 생계 때문에 글을 포기하지 않고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행복 한국인문사회총연합회장은 "최근 인문학 대학원은 유학생이 많고 국내 연구자 모집이 어렵다"며 "지난해 4년제 대학 대상 정부 연구비에서 연구비 점유율은 공학이 49.3%인 데 비해 인문학은 1.8%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국회에서도 노벨문학상을 계기로 인문·번역 예산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정부가 예산안을 만들면 최종 국회에서 확정되기 때문이다.

윤호중 의원은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 쾌거와 같이 한국 문화가 다방면으로 세계의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은 인문학이라는 탄탄한 기반이 존재했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제2, 제3의 한강 작가를 배출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다할 수 있도록 국회도 책임을 갖고 살피겠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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