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설욕 아직인데 불법도박 ‘갑툭튀’··· “이진호 편집無” ‘코미디 리벤지’ 논란 속 출발[스경X초점]

김원희 기자 2024. 10. 14.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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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코미디 리벤지’에 출연하는 ‘잔나비정상’ 팀 이재율(왼쪽부터), 곽범, 이선민과 불법 도박 자백으로 물의를 빚은 이진호. 넷플릭스, LG헬로비전 제공



“설욕전을 위한 리벤지 매치가 될 것.”(권해봄 PD)

설욕은 ‘부끄러움을 씼는다’는 뜻의 단어다. ‘코미디 로얄’의 설욕전을 예고한 넷플릭스 ‘코미디 리벤지’가 공개도 전부터 출연진의 물의로 인해 설욕하기에는 어려운 길을 가게 됐다.

‘코미디 리벤지’ 측이 말하는 설욕전은 이번에 출전하는 22명의 코미디언이 지난해 ‘코미디 로얄’에서 우승한 이경규 팀에게 던지는 도전장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나 ‘코미디 로얄’에서 코미디언 곽범이 일명 ‘원숭이 교미 개그’라는 말도 안 되는 무대로 시청자들의 거센 비난을 샀던 것을 생각하면, ‘K-코미디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취지를 표명한 프로그램 자체의 설욕도 필요한 상황이다.

코미디언 곽범이 14일 진행된 넷플릭스 ‘코미디 리벤지’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이를 의식한 듯 공개 하루 전인 14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곽범은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고 했는데, 원숭이는 고쳐 쓸 수 있었다”며 “사태 이후 이날만을 생각하면서 회의하고 연습했다. 이전과 다른 모습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지난 ‘코미디 로얄’에서의 부끄러움을 씻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또 한번 이선민, 이재율과 함께 팀을 꾸린 그가 리벤지 매치를 제대로 치를지 기대를 모은 것도 잠시, ‘코미디 리벤지’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엉뚱한 리스크를 안고 가게 됐다.

제작발표회가 진행되기 한 시간여 전 출연자인 이진호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2020년 우연한 기회로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됐고, 감당하기 힘든 빚을 떠안게 됐다. 저에게 남겨진 채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변제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며 갑작스럽게 불법도박 사실을 자백했다.

권해봄 PD가 14일 진행된 넷플릭스 ‘코미디 리벤지’ 제작발표회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이로 인해 이진호는 발표회에 불참하면서, 관련 질문은 당사자가 아닌 참석자들 몫이 됐다. 연출을 맡은 권해봄 PD는 이진호의 출연분 편집 등과 관련해 “(제작발표회에)들어오기 직전에 이야기를 들었다. 제작진과 관계자들도 전혀 몰랐던 상황으로 아직 파악 중이다”라고 말했다.

작품 공개를 하루 앞두고 터진 상황에 제작진도 곤란할 수밖에 없다. 시간적으로도, 또 팀 대결 형식이라는 특성상 편집이 어려운 데다 편집으로 인해 프로그램의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악 중”이라고 말한 제작진과 달리, 프로그램 기획에도 참여한 이경규가 “‘코미디 리벤지’는 한 명이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한 명의 사생활을 이유로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단호히 밝힌 이유기도 하다.

이경규가 14일 진행된 넷플릭스 ‘코미디 리벤지’ 제작발표회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결국 제작진 역시 그 뜻에 따랐다. 제작발표회를 마친 후 ‘코미디 리벤지’ 측은 “‘코미디 리벤지’를 비롯한 모든 콘텐츠는 다수의 코미디언뿐만이 아니라 화면 뒤에서 노력한 수백 명의 스태프와 제작진, 관계자들의 헌신과 노력이 반영된 결과물”이라며 “단체 팀전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구성상, 특정 팀의 전면 편집은 이야기의 구성이 성립되지 않는 구조적인 제약이 있다. 양해의 말씀 드린다”고 이진호가 속한 ‘등촌동 레이커스’ 팀의 편집 없이 영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진호가 방탄소년단의 지민, 가수 영탁, 코미디언 이수근 등 다수의 연예인에게 억대 빚을 져가며 불법 도박을 했다는 사실까지 알려져 파문이 커지고 있어, 무편집 강행이 독이 될지 득이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OTT 플랫폼으로 공개돼 시청에 선택권이 있다는 점에서 비판의 수위가 비교적 낮을 수 있으나, 지난 ‘코미디 로얄’에 이은 고정 시청층이 있는 만큼 논란을 피해 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업그레이드된 라인업과 라운드 미션을 자랑한 ‘코미디 리벤지’가 현 상황을 털어내고 사랑받는 코미디 시리즈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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