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SW와 융합하는 6G…전혀 다른 `표준 스토리` 쓴다

김나인 2024. 10. 1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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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U 및 3GPP의 6G 표준화 추진 일정.
손승현(왼쪽) TTA 회장과 INSTAR 주관사인 블루스펙스 CEO Tanya Suarez가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있다. TTA 제공

'초고속·초저지연·초연결'.

2018년 국제이동통신민간표준화기구(3GPP)에서 첫 번째 표준화가 완료된 5G 이동통신은 이 같은 요구사항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서 첫 상용화한 이후 전세계에서 빠르게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다. 6년이 지난 올해 4월 3GPP는 여기서 한 단계 진화해 5G 표준화 고도화를 위한 '5G-어드밴스드' 표준화 내용을 담은 '릴리즈18' 표준을 완성·승인했다. 5G-어드밴스드 표준의 첫 단추인 릴리즈18이 추진돼 핵심 기술이 구체화되고 '릴리즈19'의 신규 아이템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5G를 넘어 6G로 가는 발판이 빠르게 구축되고 있는 것이다.

◇"표준을 잡아야 기술전쟁에서 이긴다"= 그 기반에는 '표준화'가 있다. 표준화를 둘러싼 각국의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표준화는 정보통신기술(ICT)과 시스템이 연결되고 작동할 수 있는 기본 규칙을 만들어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을 확산하는 '열쇠'가 된다. 열쇠를 먼저 확보해야 새 기술의 자물쇠를 풀 수 있다. 서로 다른 제조사나 스마트폰을 활용해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앱)이나 통화, 문자를 쓸 수 있는 이유는 서로 정해진 '표준'을 따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중국, 유럽연합(EU)이 가세한 6G 기술 경쟁도 누가 표준을 선점하느냐가 향후 주도권 향방을 가를 것으로 관측된다.

6G 시대에는 위성통신과 산업 산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등이 본격화하는 등 모든 사물의 디지털 표현이 이뤄지면서 가상세계와 물리세계의 상호작용이 끊김 없이 이뤄질 전망이다. 초고속 무선전송 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초대용량 다출입 안테나 기술(E-MIMO)과 재구성 가능 지능형 표면(RIS) 등 기술 확보와 표준 대응이 필요하다. 위성통신과 이동통신 통합 액세스 기술 확보도 과제다.

◇ 정부·기업·연구기관 표준화 '원팀' =국내에서 통신 기술표준은 정부와 기업, 연구기관들이 원팀을 이뤄 대응하고 있다. 그 구심점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다. TTA는 1988년 12월 3GPP를 미국, 중국, 유럽 등 7개 표준기관과 공동 창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후 3GPP는 3~4세대에 걸쳐 이동통신 표준을 주도해왔다. 현재까지 2만8000여건의 ICT 표준을 제정·보급하면서 우리나라 표준화의 민관 협력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6G 위성통신 표준개발을 위해 TTA '이동통신 기술위원회(TC11)'를 중심으로 산업계와 표준 추진 방향성을 논의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이동통신 진화 방향성을 제시하는 6G 비전 권고서를 내놨다. 이 당시에도 우리나라는 주도국으로 6G 개념 정립과 목표서비스 정의 등 핵심 사항을 맡아서 수행했다. TTA는 ITU-R 이동통신 표준화 담당 그룹 대응부터 국내 6G 기술의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활동을 펼치고 있다.

3GPP는 지난 5월 TTA가 제주에서 개최한 서비스작업반(SA1) 회의부터 6G 요구사항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차세대 네트워크 연구&개발(R&D) 사업과 표준화를 연계해 추진하기 위해 올해 6월, 9월 두 차례 '6G 표준화 추진 간담회'도 개최했다. 국제표준화 무대에서 우리나라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이달 대만에서 3GPP 비지상망 기술인 NTN 상용화와 관련한 공동 워크숍을 추진하기도 했다.

지난 9월에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유럽의 ICT 표준화 전략 개발을 담당하는 '유럽연합(EU) INSTAR 프로젝트' 주관사 블루스펙스와 디지털 혁신 분야 표준화에서 협력하는 양해각서를 맺으면서 우리나라와 EU의 ICT 표준화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R&D 출발부터 표준 연계…"명장급 전문가도 확보해야" = 6G에서는 5G에서 다루지 않았던 인공지능(AI)과 센싱, 클라우드에 기반한 개방화·소프트웨어(SW)화 등 통신 이외 영역까지 포괄하는 시나리오가 도입되면서 표준화 과정에서 통신업체 외에도 다양한 산업체의 참여가 예상된다.

TTA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표준화 분야는 이동통신을 포함해 AI, 데이터, 차세대보안, 디지털콘텐츠, 양자정보과학 등 6대 디지털 핵심기술이다. ICT 표준은 이동통신, AI, 보안 등 55개 세부 기술 분야에서 ICT 기업과 학교, 연구소 등 284개 사업 참가자와 250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해 개발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핵심기술 분야의 글로벌 표준 선점을 위해 R&D와 표준 연계 강화, ICT 표준의 디지털화 체계 전환, 글로벌 표준협력 체계 구축에 공들이고 있다. 특히 과제 기획 단계뿐 아니라 R&D 수행 시 표준 전문가와 협업해 첫 단추를 함께 끼우고 있다. R&D 수행부터 사후관리까지 전주기 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디지털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표준 디지털화도 추진한다. 올해 1단계로 'ICT 표준의 디지털 플랫폼 체계로 전환방안(ISP)'을 수립 중이며, 내년부터 2단계인 'ICT 표준 디지털 플랫폼 시스템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표준화 역량 확보를 위해서는 '명장급' 전문가 확보와 국제 활동 확대가 중요하다. 특히 표준화가 국제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20~30년간 네트워크와 역량을 쌓은 표준 전문가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표준화 강좌와 신진 전문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등이 운영되고 있지만, 전문가 풀을 확대하기 위한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승현 TTA 회장은 "국제표준화 인력지원 활동 대상자를 올해 600명에서 내년 75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라며 "표준화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국가가 모여 논의하고 한 목소리를 내며 다자간 협력 네트워크를 넓히는 활동인 만큼 오랜 기간 국제 무대에서 활동하는 명장급 전문가들을 많이 양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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