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김여사 라인 있어선 안돼"… 친윤 "도곡동 7인회나 쇄신을"

김명환 기자(teroo@mk.co.kr), 우제윤 기자(jywoo@mk.co.kr), 진영화 기자(cinema@mk.co.kr) 2024. 10. 1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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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인적청산 연일 요구
"그런 분에 공적지위는 없어"
친한도 일제히 발언수위 높여
용산 "대통령 라인만 있을뿐"
중진 권성동 앞장서 韓 맹공
尹韓회동 이르면 내주초 진행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대표 옆에서 추경호 원내대표가 김재원 최고위원(오른쪽부터)과 긴밀히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호영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김건희 여사'와 가까운 대통령실 직원들에 대한 인적 청산을 놓고 용산과 충돌하는 양상이다. 다음주 초로 예상되는 윤석열 대통령과 독대를 앞두고 발언 수위를 높여온 한 대표는 14일 오전 "김건희 여사 라인이 존재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 같은 것은 없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친윤석열계(친윤계) 좌장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한 대표를 가리켜 "평론 정치를 하고 있다"고 정면 비판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언급이 김 여사 라인에 대한 정리를 말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분의 라인이 존재한다고 국민이 오해하고 기정사실로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신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김 여사는) 공적 지위가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런 라인은 존재하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한 대표는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유세 현장에서 "김 여사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하기 위해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당내에서는 이 발언이 김 여사와 가깝다고 지목된 대통령실 인사들의 정리를 요구하는 말로 해석됐는데, 이틀 만에 한 대표 본인이 이를 확인한 셈이다.

친한동훈계(친한계)는 이미 유튜브 등에 출연해 김 여사에게 직보하는 대통령실 인사를 가리켜 '한남동 7인방' 등으로 지칭하고 있다. 이들은 대선 과정에서 윤 대통령 내외를 돕기 시작한 인사들로 현재 대통령실에서 근무 중이거나 최근까지 일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만 한 대표는 '인적 쇄신이 한남동 7인방에 대한 쇄신 요구냐'는 질문에는 "처음 듣는 이야기"라며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과 독대 일정에 대해서는 "만남 자체가 언제고 뭐인가가 중요한 내용인가. 일정에 대해 제가 말하지 않겠다"면서도 의제와 관련해선 "민생과 민심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야 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친한계인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여사 라인은 없다고 정리해주든지, 인사 조치를 하든지, 용산에서 정리해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한 대표 발언 취지를 설명했다.

친한계는 이처럼 대통령실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는 모습이다. 이날 한 친한계 의원은 "주요 의제는 김 여사 의혹과 여야의정협의체에 대한 해결책"이라며 "독대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운운하면 의미가 없다. 이번 독대는 생산적이고 건강한 당정 관계의 변화, 용산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빈손회담으로 끝나면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 올 텐데, 우선 여론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한 대표 요구가 관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한 대표 등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뭐가 잘못된 것이 있어 인적 쇄신인가. 여사 라인이 어딨는가"라며 "대통령실의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을 뿐이다. 최종 인사 결정권자는 대통령"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이날 한 대표를 겨냥해 쓴소리를 내놨다. 권 의원은 "한 대표와 측근들이 한마디씩 툭툭 내뱉은 말이 기사화되고 있다. 이것은 정치인가, 아니면 평론인가"라며 "이처럼 평론 수준의 정치나 하는 것이 당 대표와 그 측근의 역할이냐"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도곡동 7인회' 같은 참모진 쇄신이 먼저"라고 덧붙였다. 친한계가 꺼내든 '한남동 7인방'에 대응하기 위해 한 대표의 자택이 있는 서울 도곡동을 빌려 친한계 핵심 참모들을 비판한 셈이다. 그러자 한 대표 측은 언론 공지를 통해 "'도곡동 7인회'는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며 "허위 사실로 당대표를 음해하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이에 권 의원은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한 대표에게 정치적 자문을 해주는 측근 그룹을 뭉뚱그려 표현한 것"이라며 "누군가를 특정해 말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는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10·16 재·보궐선거 이후 일정 조율을 거쳐 다음주 초 이른 시일 내에 (만남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르면 다음달 김건희 여사를 보좌할 제2부속실을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김명환 기자 / 우제윤 기자 /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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