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김대남, 대통령실 추천 없었다. 누구 제안인지 기억 안나”

조미덥 기자 2024. 10. 14.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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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부산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등 국정감사에서 유재훈 예보 사장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예금보험공사 등을 대상으로 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의 SGI서울보증보험 상임감사 ‘낙하산 임명’ 논란이 쟁점이 됐다. 김 전 행정관이 지난 총선 공천을 포기한 대가로 연봉 3억원대의 상임감사직을 받았다는 것이 야당이 제기하는 의혹의 핵심이다. 선임 과정에 참여했던 예보 부장은 논의 과정에 대통령실이나 금융위원회의 추천이 “없었다”며 누가 김 전 행정관을 제안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야당은 이날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감사가 시작되자마자 김 전 행정관 임명 과정을 따져 물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대남씨는 건설회사 출신으로 금융경험이 전무하고 보증보험의 전문성은 찾아보기 힘들다”며 “지난 총선 때 자신이 준비했던 용인갑에 이원모 대통령실 비서관이 전략공천 받은 후 이 비서관을 지지선언하는 대가로 김건희 여사 등의 청탁이 들어가 공기업 자리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김 전 행정관이 “상근감사는 ‘만고땡이다”, “내가 찍어서 (서울보증을) 선택했다” 고 기자에게 말한 녹취록을 띄우고 “국정농단, 채용비리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질의에 나선 이정문·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당시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 당연직으로 참여했던 이모 예보 부장에게 김 전 행정관을 선택하게 된 배경을 물었다. 서울보증은 예보가 전체 지분의 90% 이상을 소유한 최대주주로서 임원 추천 의결에서도 예보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임추위엔 이 부장과 서울보증 상무, 사외이사 3명까지 5명이 들어갔다. .

이 부장은 김 전 행정관의 상임감사 추천을 의결한 지난 7월15일 회의에서 “구체적으로 논의가 진행이 됐고, 그에 따라 관례적으로 의결하기 전에 (내가) 이 분 의결하는 것이 어떠냐고 제안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이 형식적으로 제안했을 뿐, 먼저 이름을 꺼낸 것은 아니라는 취지였다. 금융위원회나 대통령실로부터 추천받았는지 대해선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이 부장은 그날 회의에서 누가 처음 김 전 행정관을 얘기했는지에 대한 조 의원의 질문에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조 의원은 “지난 3월에 일을 시작해 임원 추천은 딱 한 번 했는데 그것을 기억 못하나”라며 “여당 대표와 대통령이 김 여사 라인이 있냐 없냐를 두고 다투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반복해서 추궁했지만 이 부장의 답은 바뀌지 않았다.

14일 부산 국제금융센터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예금보험공사 등 국정감사에서 한 야당 의원이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의 SGI서울보증보험 상근감사 임명과 관련된 질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재훈 예보 사장은 김 전 행정관 추천 과정이 ‘부장 전결’ 사항이라 자신이 보고받지 못했다고 했다. 유 사장은 “예보에서 협의를 거쳐 김 전 행정관을 추천했냐”는 질문에는 “임추위원끼리 논의하면서 나온 성함이기 때문에 예보가 사전에 검토하는 과정은 없었다”고 답했다. 금융위원회나 대통령실로부터 김 전 행정관을 추천받았는지 묻는 질문에도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

이강일 민주당 의원은 “서울보증의 자산가치가 5조원이 넘는데 이런 회사가 불량 상임감사를 선임하는데 예보가 방임한 격”이라며 “이대로 (서울보증의) IPO(기업공개)를 추진한다는 것은 불량 상품을 시장에 내놓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유 사장은 “뼈아프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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