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금리 내리막길"…카드·저축은행·새마을금고 '씨익'
[편집자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3년 2개월 만에 금리 방향이 바뀌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금융사별로 희비가 교차하는데 업권별로 영향을 짚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여신전문금융사인 카드·캐피탈사는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조달비용이 줄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캐피탈사는 수신(예금)기능이 따로 없다. 이로 인해 채권을 발행해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데, 카드·캐피탈사가 발행하는 여신전문채권(여전채)은 기준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금리인상기엔 조달비용이 뛰어 실적이 나빠지는 반면 금리인하기엔 실적이 개선된다. 여전채 금리가 5%대 후반까지 올랐던 지난해 국내 8개 카드사의 이자비용은 1년 전보다 41% 증가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채권금리는 기준금리와 연동되는 경향이 있어서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카드사의 조달환경이 유리해진다"며 "시간이 지나면 대출금리도 뒤따라 내려가겠지만 대출금리가 인하되기까지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에 카드사의 이자마진이 일정기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도 기준금리 인하로 향후 예금금리가 내려가면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저축은행은 은행과 달리 기준금리가 낮아져야 예대마진이 확대된다. 이는 대출금리보다 예금금리에 민감도가 높은 저축은행의 특성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주요고객은 대출상환 능력이 낮은 중저신용자로, 이들에게는 높은 대출금리가 적용된다. 예금금리가 1~2%일 때도 평균 대출금리는 10%대 초반부터 법정 최고금리인 20%에서 형성된다.
예금금리가 낮든 높든 대출금리는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므로 예금금리가 오르는 시기엔 저축은행의 실적이 악화한다. 실제 평균 예금금리가 6%까지 치솟은 지난해 저축은행은 9년 만에 적자전환했다. 저축은행은 이 기간 실적을 방어하기 위해 신규대출도 중단했다.
새마을금고·신협 등 상호금융은 예대마진 축소우려에도 금리인하를 내심 반기는 눈치다. 현재 상호금융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부동산PF 정상화여서다.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올해 PF대출 부실로 대손충당금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이 급격히 나빠졌다. 새마을금고는 올해 상반기에만 1조3986억원을 충당금으로 쌓아 1조201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신협도 올 상반기 337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기준금리가 인하하면 PF사업장의 금융비용이 낮아져 사업장의 정상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PF 리스크를 안고 있는 저축은행과 캐피탈 업권도 PF사업장 정상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예대마진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는 기준금리 인하가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겠지만 예대마진보다 더 중요한 게 부동산PF 정상화"라며 "부실화됐던 부동산 시장이 금리인하로 인해 살아나면 충당금 부담이 줄어들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기준금리가 내려가는 게 새마을금고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추가인하가 더디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2금융권의 업황회복 속도가 기대보다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올해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 않는다. 가계부채와 집값 상승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어서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속도가 빠르지 않은데다 저축은행은 은행을 뒤따라 예금금리를 인하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내려가도 2금융권의 예금금리가 낮아지기까지 시간이 걸린다"이라며 "당장 실적이 개선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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