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안 긴장 속 유럽 순방 나선 차이잉원 전 총통 “대만 민주주의 세계에 전해야”

박은경 기자 2024. 10. 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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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부터 8일간 유럽 3개국 방문
첫 방문지인 체코서 ‘포럼 2000’ 연설
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은 12일 오후 타이베이에서 출발해 체코에 도착했다. 사진 차이잉원 엑스(옛 트위터)

중국의 대만 포위훈련으로 양안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차이잉원 전 대만 총통이 퇴임 후 첫 해외 방문지인 체코에서 대만의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14일(현지시간) 대만 자유시보에 따르면 차이 전 총통은 12일 오후 타이베이에서 출발해 체코, 벨기에, 프랑스 등 유럽 3개국 순방을 시작했다. 첫 방문지인 체코에서는 ‘포럼 2000’에 참석해 대만의 민주주의 경험을 공유하고 이념이 유사한 파트너들과 힘을 합해 세계의 심각한 도전에 맞서자는 내용의 연설을 할 예정이다.

체코 일간 블레스크에 따르면 이번 포럼의 부제는 ‘민주주의의 헌신과 회복력 입증’이다. 러시아의 반정부 인사로 지난 8월 러시아 감옥에서 석방된 블라디미르 카라무르자도 참석해 연설한다.

13일 포럼 개막식에 참석한 차이 전 총통은 “우호적인 민주주의 국가들과 상호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유럽에 방문했다”면서 체코를 “가장 안정적인 유럽 파트너국 중 하나”로 언급했다.

‘포럼 2000’ 공식사이트 중 파트너를 소개하는 페이지에 주체코 타이베이경제문화판사처의 이름과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가 나란히 실렸다. ‘하나의 중국’을 내세워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중국이 이에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8일 차이 전 총통의 체코 방문과 관련해 “어떤 독립 분자가 어떤 명의로든 중국 수교국에 비공식 방문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며 “체코 등 관련 국가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성실하게 준수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존을 존중하며 어떤 형식으로든 대만 분열 세력에 편의를 제공해 양자 관계를 해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한다”고 했다. 또 대만 여당인 민진당을 향해서는 “대만 독립은 죽음의 길이며, 어떤 정치적 조작이나 대만 독립 시도도 헛수고”라고 했다.

차이 전 대만 총통이 체코 프라하에서 만난 대만 유학생들에게 향수를 달래라면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대만 과자와 컵라면을 전달했다. 사진 차이잉원 페이스북

차이 전 총통은 체코 프라하에서 대만 유학생 10명과 만난 자리에서도 민주주의를 강조했다.

차이 전 총통은 “모든 유학생은 세계를 향한 대만의 촉수”라면서 “공부와 더불어 여러 나라 친구들과 사귀고 대만의 목소리와 우리의 민주주의·우정을 세계에 전해달라”고 했다. 차이 전 총통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면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대만 과자와 컵라면을 직접 가져와 전달했다.

차이 전 총통은 8일간 체코에 이어 벨기에 브뤼셀 유럽연합(EU) 본부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방문 등 일정에서 대만과 유럽 간의 협력을 강조할 예정이다. 차이 전 총통의 해외 순방은 지난 5월 퇴임 후 처음이다.

그는 애초 영국도 방문할 예정이었지만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의 중국 일정에 차질을 줄 수 있어 연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인 가디언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다음 주 래미 장관의 중국 방문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차이 전 총통의 방문을 내년 봄으로 연기했다고 전했다.

중국은 라이칭더 총통의 대만 건국기념일(10일) 연설 내용 등을 겨냥해 14일 대만을 포위하는 형태의 군사 훈련을 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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