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흠 전 천관문학관장 "한강 노벨문학상, 안 열릴 줄 알았던 문 열려"

광주CBS 조성우 PD 2024. 10. 1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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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학에 대한 자부심 생겨, 한강 작가 노벨문학상 적절한 선정
한승원 선생 "한강 작가는 아버지를 뛰어넘은 가장 좋은 효도를 한 효녀"
한국 문인 전체에 희망 안겨…한국 문학이 세계 문학으로 도약한 사건
CBS매거진
■ 방송 : [CBS매거진] 광주CBS 라디오 표준FM 103.1MHz (월~금, 16:30~17:30)
■ 제작 : 조성우 PD, 이향미 작가
■ 진행 : 정정섭 아나운서
■ 방송 일자 : 2024년 10월 11일(금)
이대흠 전 천관문학관장.본인 제공

[다음은 이대흠 전 천관문학관장 인터뷰 전문]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진행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이후, 대한민국 소설가 한강 작가가 2024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대한민국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거머쥔 건데요.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에 한 작가와 인연이 깊은 광주 전남 지역민은 물론이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환영했습니다. 특히, 한강 작가의 아버지의 고향이 장흥이고, 한강 작가 역시 1년에 수차례 장흥에 방문할 만큼 인연이 깊은데요. 장흥천관문학관 전 관장이자, 장흥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이대흠 시인과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이대흠> 네, 반갑습니다. 이대흠입니다.

◇진행자> 대한민국 최초,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다 기뻐하지 않을 수가 없었어요. 저도 어젯밤에 그 소식 듣고 깜짝 놀라면서 계속해서 포털 검색만 하게 되더라고요. 대한민국 작가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작가님도 특별히 기쁘셨을 것 같은데요. 어떠십니까?

◆이대흠> 저는 그때 강의 중이었어요. 그런데 잘 전화 통화를 하지 않는 분들이 한 20~30명 전화를 했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에 강의 끝나고 알아보니까 그 소식을 알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매우 놀랐습니다. 그리고 질투도 좀 나더라고요. 그런데 한 2시간 정도 지나니까 내 일처럼 굉장히 기쁘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몇 번 만났던 사람 중에 드디어 노벨상 수상자가 있다는 것 이게 대단한 일이라고 봤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도 번역에 기대지 않고 노벨문학상 작품을 원어로 읽을 수 있게 됐구나 그런 기쁨이 있었습니다.

◇진행자>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그런 기쁨이 다 와닿았을 것 같습니다. 후보로 거론될 만큼 인정받는 작가이긴 하지만 수상까지는 기대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어요. 그래서 집에 기자들도 없었고요. 문학계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었습니까?

◆이대흠> 오늘 반응 보니까 단체들도 그렇고 개인들도 그렇고 환영 일색입니다. 그리고 특히 한국 문학에 대한 자부심이 많이 생긴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사실은 한국에서 노벨문학상이 나온다면 다른 분의 이름이 먼저 나올 줄 알았거든요. 그리고 또 설령 한강 작가가 받더라도 나이가 좀 더 든 뒤의 일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강 작가가 수상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만히 생각을 해봤더니 한강 이상 이 상을 받을 만한 작가가 없구나 너무 적절하게 선정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행자> 박수 한번 이 대목에서 보내드려야 되고요. 한강 작가 아버지, 아제아제 바라아제 한승원 작가님이 장흥 출신인데 한강 작가의 고향은 광주잖아요. 광주 북구 중흥동 오늘 그쪽도 아주 대단했는데 한강 작가가 장흥과도 아주 인연이 깊죠.

◆이대흠> 아주 깊죠. 일단 아시다시피 아버지 한승원 선생, 어머니 임감오 선생이 장흥 회진 출신이고 두 분 다 회진분입니다. 그리고 장흥에 있는 천관문학관에는 한강 소설가가 노벨상 받기 전부터 장흥과 인연을 내세워서 크게 조명을 하고 있었습니다. 광주에서는 사실 거기까지는 아닌 것 같았는데 그리고 또 한강 작가가 태어났을 때 실은 한승원 선생님이 그때 교사로 있으면서 광주에 살았거든요. 그래서 광주가 고향인 건 맞습니다. 그런데 그 호적을 누가 올렸냐면 장흥 회진면 면서기가 올렸어요. 또 한 가지 해야 될 것은 작가는 언어를 다루잖아요. 언어는 사실은 주변으로부터 배우기도 하지만 부모로부터 배우고 어머니의 언어를 배웁니다. 그래서 한강 부모님은 두 분 다 장흥 사람이기 때문에 한강은 모어인 장흥 말을 바탕으로 한다고 봐야 될 것입니다. 그래서 지역을 나누자는 얘기는 아닙니다마는 제가 장흥 사람이다 보니까 아무래도 한강 작가의 몸의 고향은 광주이지만 언어의 고향은 장흥이다.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진행자> 한강 작가가 2016년에 맨부커상을 수상했을 때도 또 이번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을 때도 아버지 한승원 작가님이 어떤 이야기를 남겼는지도 궁금한데 오늘 기자회견도 있었죠. 짧게 얘기해 주시겠습니까?

◆이대흠> 그때 맨부커 받을 때도 그러셨고 지금 이번도 똑같은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청출어람이다. 이제 한강은 한승원의 딸 한강이 아니고 내가 한강의 아버지 한승원이 되었다. 가장 좋은 효도를 한 효녀다. 아버지를 뛰어넘었다 그런 말씀 하셨습니다. 그리고 어제 저녁에 처음 한강 작가한테 소식이 갔었나 봐요. 한강 선생님도 사실은 이게 거짓말인 줄 알았답니다. 마찬가지로 한승원 선생님도 모 중앙일간지 기자가 전화를 했는데 당신 지금 나 놀리려고 그러냐 그랬답니다. 이번에는 정말로 아닐 줄 알았답니다.

◇진행자> 그런데 그런 멋진 아버지가 계셨기 때문에 한강 작가가 있는 것 아닐까요? 아버지 어머니의 언어를 배웠다는 그 말씀이 저는 딱 가슴에 와닿습니다. 한승원 작가는 한승원 작가고 또 한강 작가는 한강 작가고 두 분의 그런 멋진 매력들이 있고 닮아왔기 때문에 이번에 노벨상 수상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쯤에서 한번 짚어볼 부분이 문학 활동을 하는 작가로서 노벨문학상, 많은 분들이 대단한 업적이다 생각은 하고 있지만 얼마나 위대한 업적일까요?

◆이대흠> 일단 한국에서 처음으로 있는 일이고 그다음에 전 세계의 모든 작가 중에서 1명을 뽑는 일이죠. 그리고 그게 고전이 되는 것이고 그 정도는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문학상 중에서는 누구나 가장 타보고 싶은 상일 것이고 또 나라의 자랑이 되는 상이고 그래서 그것은 더 제가 올려 말해봐야 큰 의미는 없을 것 같고요. 그런데 사실 우리가 이건 좀 봐야 될 것 같습니다. 위대한 업적인데 이것은 한강 선생이 받아서의 문제고 우리는 이런 분들을 기려야 될 것 같습니다. 그 상을 받아도 좋을 만큼 좋은 작가를 우리가 한번 눈을 돌려보아야 되지 않을까 그분들에 대한 존경과 경의가 있어야 또 노벨상이 나올 것이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진행자> 지역 문인들에게도 큰 자극과 영향을 주지 않을까 싶은데 짧게 이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는지 한 말씀해 주시면서 마지막 인사까지 해주시고 오늘 마치겠습니다.

◆이대흠> 그 문이 안 열릴 줄 알았는데 열렸습니다. 그래서 아마 지금 지역 문인들뿐만 아니라 한국 문인 전체가 어떤 희망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그전에는 한국 문학이 세계의 변방으로 여겨지곤 했었는데 그러지 않다는 것, 그다음에 언어의 한계를 뛰어넘어서도 우리가 충분히 세계 문학으로 읽힐 수 있다는 것은 이번에 증명된 사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노벨상 수상이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진행자> 함께 축하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장흥천관문학관 전 관장이자 장흥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이대흠 시인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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