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요리사 넘겠다” ‘코미디 리벤지’, ‘원숭이 사태’ 설욕할 레전드 될까[스경X현장]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스타 코미디언들의 대결이 펼쳐진다.
넷플릭스 ‘코미디 리벤지’ 제작발표회가 14일 서울 중구 브이스페이스에서 진행됐다. 이날 발표회에는 이경규, 엄지윤, 이창호, 조훈, 김용명, 이용진, 신기루, 신규진, 박세미, 김지유, 김경욱, 송하빈, 이선민, 곽범, 이재율, 이상준, 박나래, 황제성과 권해봄 PD, 박현석 PD가 참석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코미디언이 모인 만큼, 자기소개부터 남달랐다. 7초라는 짧은 시간에도 출연진은 순발력을 발휘해 각자의 개성을 보여줬다. ‘개그계 레전드’ 이경규는 “코미디 리벤지”라고 외친 뒤 세 번의 함성을 질러 박수를 이끌었다. 이후 엄지윤은 “‘흑백요리사’보다 잘 될 수 있도록 사비를 털었다”고, 이창호는 “영웅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이재율은 특기인 차승원 성대모사로 차승원 출연 영화인 ‘전, 란’을 홍보해 큰 웃음을 안겼다.
‘코미디 리벤지’는 지난해 11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화제를 모은 ‘코미디 로얄’의 우승팀인 이경규 팀이 판을 깔고 K-코미디 대표주자들이 펼치는 코미디 컴피티션이다. 이경규 팀의 마스터 이경규와 이창호, 엄지윤, 조훈이 우승 혜택이었던 넷플릭스 단독쇼 대신 다시 한번 공개 코미디 경쟁에 나섰다.
권 PD는 “이경규 팀에서 우승 특전으로 자신들이 오리지널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었음에도 코미디를 세계 알리자는 대의로 다시 코미디언을 불러모아 새 판을 깔았다”며 “이경규는 기획자로도 참여했다. 이경규 선배의 역작 ‘복수혈전’이 생각나는 매치이자, ‘코미디 로얄’에서 아쉬움을 남겼던 코미디언들의 설욕전이 될 리벤지 매치”라고 소개했다.
라인업뿐만 아니라 라운드별 미션의 난이도도 업그레이드됐다. 더 뜨겁게 달궈진 ‘로스팅’부터 새롭게 도입한 즉흥 코미디 ‘임프랍 배틀’, 100명의 관객 앞에서 제한 시간 2분 안에 오직 캐릭터 하나로 ‘좋아요’를 받아야 하는 ‘스트리트 캐릭터 파이터’ 등 다채로운 코너가 마련됐다.
권 PD는 “더 강력하고 다채로워졌다. 여기 계신 분들은 코미디계의 ‘백수저’들이라고 생각한다. 김용명은 ‘코미디 리벤지’의 여경래, 박나래는 에드워드리”라고 강조하며, “색깔이 더 다양해졌다. 각 플랫폼을 대표하는 분들이 모였다. 여기에 이경규가 기획자로 참여한 만큼 그 색깔이 투영된 코미디는 어떤 것일지도 볼 수 있다. ‘코미디 로얄’이 선수들에게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엔 관객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더 생동감을 추구했다. ‘코미디 로얄’을 안 본 분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했다.
이경규 “저희가 밀어붙였으면 단독 프로그램을 했을 거다. ‘흑백코미디’ 하려고 했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그렇지만 후배들을 위해서 다시 한번 모였다. ‘코미디 로얄’에서 처참하게 떠내려갔던 후배들과 다시 해보자 했다. ‘코미디 로얄’을 한 번 했기 때문에 노하우를 가지고 한층 더 수준 높은 코미디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엔 공감을 포인트로 했고, 각자의 개성도 살렸다”고 밝혀 기대를 높였다.
리벤지 매치를 강조한 만큼, ‘코미디 로얄’에서 일명 ‘원숭이 교미 개그’로 이경규는 물론 시청자들에게 비난을 받으며 논란을 빚었던 곽범, 이선민, 이재율이 명예를 회복할지에 시선이 쏠렸다. ‘잔나비정상’이라는 팀명으로 돌아온 곽범은 “사람 고쳐 쓰는 거 아니라고 했는데, 원숭이는 고쳐 쓸 수 있었다”며 달라진 모습을 예고했다.
이어 “저희 팀 이름은 ‘잔나 비정상’이 아니라 ‘잔나비 정상’으로 읽는다. 지난번 일이 ‘원숭이 사태’라고까지 불리던데 그걸 뒤집어 보겠다. 저희만을 위한 판이 깔린 거 같다. 팀원이 바뀌지 않은 유일한 팀”이라며 “사태 이후 이날만을 생각하면서 회의하고 연습했다. 제일 중요한 건 이번에는 혼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전과 다른 모습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숏폼 콘텐츠로 활약 중인 김경욱과 김지유, 송하빈이 함께한 ‘집사와 아가씨’ 팀은 총 10억 뷰 자랑하는 콘텐츠를 보유한 강팀으로, 사전 기자단 설문조사를 통해 1위 후보로 꼽혔다.
김경욱은 “저도 코미디를 오래 했다 보니 안 했던 것을 하고 싶었는데, 여기 멤버들과 만나면서 새로운 걸 하게 되겠구나 했다”고 기존 코미디와는 다른 색다른 매력을 보여줄 것을 예고했다. 이에 김지유는 “MZ세대사이 가장 핫한 세 명 모이지 않았나. 그게 강점”이라고, 송하빈 또한 “제가 여기서 가장 막내인 것 같은데, 대세가 뭔지 트렌드가 뭔지 정확히 보여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출연진 사이 견제 대상으로 꼽힌 것은 ‘농익은 코미디’를 예고한 이상준, 박나래, 황제성의 ‘산딸기’ 팀이다.
박나래는 “산딸기가 거친 야생에서 껍질이 없는 과일이다. 빨간 속살을 드러내 나그네를 유혹하는 산딸기처럼 허물없이 저희의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다”는 특별한 각오로 웃음을 안겼다. 황제성 역시 “축구로 치면 모두 공격, 미드필더, 수비가 가능하다. 모두 공격하면 팀이 무너질 수도 있지만, 저희 팀 최고의 장점은 경험치다. 밸런스 최강의 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출연자인 이진호는 이날 오전 불법도박 사실을 자백하며 제작발표회에도 불참했다. 이와 관련해 권 PD는 “저희가 좀 더 파악할 시간이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제작발표회에)들어오기 직전에 이야기를 들었다. 제작진과 관계자들도 전혀 몰랐고, 아직 파악 중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권 PD는 “‘코미디 리벤지’는 22명의 코미디언이 코미디로 한 판 뜨는 컴피티션이다. 프로그램에 집중해주면 좋겠다”며, “여기 계신 분들을 보면 연예대상, 백상예술대상을 받은, 자신을 이미 증명한 분들이다. 그런데도 여기에 함께 하는 것은 무대에 대한 열망과 시청자들에게 코미디가 다시 사랑받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을 거다. 그런 마음을 예쁘게 봐주시고 쟁쟁한 분들이 모인 만큼 웃고 즐겨달라”고 당부했다.
제작진 측은 제작발표회를 마친 뒤 오후 3시쯤 이진호의 출연분과 관련해 “‘코미디 리벤지’를 비롯한 모든 콘텐츠는 다수의 코미디언뿐만이 아니라 화면 뒤에서 노력한 수 백명의 스태프와 제작진, 관계자들의 헌신과 노력이 반영된 결과물”이라며 “단체 팀전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구성 상, 특정 팀의 전면 편집은 이야기의 구성이 성립되지 않는 구조적인 제약이 있다. 양해의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김원희 기자 kimw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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