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분양가가 9.5억… 수방사 아파트 ‘무늬만 공공’

■ ‘금수저 청약 변질’ 논란
예상보다 8000만원 가량 높아
사전당첨 13가구 분양 포기

공공분양 최고 알짜로 꼽히는 서울 동작구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부지 아파트 본청약이 14일 시작됐지만 분양가 자체가 9억 원이 넘는 데다 소득 등 청약 요건도 맞추기가 쉽지 않아 공공분양이 금수저 청약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재산이 없는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어 무주택 서민의 분양시장 진입을 수월하게 만들기 위함이라는 공공분양 취지에 반한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수방사 일반분양 대상 물량은 모두 전용면적 59㎡다. 입주자 모집공고의 확정 분양가는 8억9450만∼9억5248만 원이다. 이는 지난해 사전청약 당시 추정 분양가 8억7225만 원보다 7977만 원(9.1%) 높은 금액이다.

문제는 청약 자격을 갖추기 위해 까다로운 소득과 자산요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공공분양 아파트의 경우 전용면적 60㎡ 이하 일반공급은 월평균 소득이 2023년 가구당 도시근로자 소득의 100% 이하여야 한다. 3인 이하 가구 기준 월평균 소득이 700만4509원이 넘으면 신청대상에서 탈락이다. 맞벌이 부부 사이에서는 “소득은 낮으면서 9억 원이란 목돈을 마련한다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며 역차별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없이 대출받기 어려워져 최소한 4억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LH가 지난 10~11일 이틀간 사전청약 당첨자들을 대상으로 본청약 접수를 한 결과 총 224가구 중 211가구만 최종 신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13가구가 분양을 포기하면서 본청약 물량은 당초 39가구에서 52가구로 늘어났다. 이탈 물량이 나온 원인으로는 지난해 6월 사전청약 때보다 분양가가 오른 점, 사전청약 당첨자 중 일부가 민간 청약에 당첨됐을 가능성 등이 꼽힌다.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 인상 우려가 현실이 되며 당초 공개한 추정 분양가보다 고분양가로 책정되는 추세다. 인천계양 A2블록의 경우 2021년 8월 사전청약 당시 전용 59㎡ 추정 분양가는 3억5600만 원이었으나 확정 분양가는 3억6837만∼4억2060만 원으로 최대 7000만 원(19.7%) 상승했다.

이소현 기자 winn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