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도에 내시경 검사, 무엇이 좋나? 국내 연구진 세계 첫 '비교 연구' 발표

박정렬 기자 2024. 10. 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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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이 어려운 담도암을 찾아내기 위한 최신 내시경 검사법의 유용성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이에 문종호 교수팀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두 가지 담도 내시경 검사법을 모두 시행한 38명 환자의 검사 결과를 토대로 담도 내시경 검사의 기술적 성공률, 담도 내 이상 병변의 탐지율, 시각화 품질, 조직적합성, 합병증 등을 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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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진단이 어려운 담도암을 찾아내기 위한 최신 내시경 검사법의 유용성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소화기병센터 문종호 교수팀(이윤나·신일상 교수)는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유럽소화기내시경학회지'에 최근 발표했다고 14일 밝혔다.

담도는 간에서 십이지장으로 연결되는 관으로 소화를 돕는 담즙을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매우 가늘고 몸속 가장 깊숙한 곳에 있어 이곳에서 발생하는 암(종양)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게 어려울 때가 많았다. 2023년에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발생한 담낭·담도암은 총 7617건으로 전체 암 발생률의 2.7%(9위)를 차지했다.

담관 안쪽을 직접 관찰하는 담도 내시경은 직경이 가는 특수 내시경을 담도 내에 삽입해 다양한 담도 질환을 진단, 치료하는 데 사용된다. 초기에 보고된 담도 내시경 검사는 십이지장경이 '모내시경(motherscope)', 담도내시경이 '자내시경(babyscope)'이 되는 모자내시경 시스템으로 개발됐지만, 2개의 내시경 시스템을 2명의 의사가 시술해야 하는 단점이 있어 임상적으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따랐다.

순천향대부천병원 소화기병센터 의료진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선화 간호사, 이윤나·문종호·신일상 교수, 송아리 간호사./사진=순천향대부천병원


이후 기술 발전을 거쳐 지금은 '스파이글래스(SpyGlass)'라는 이름의 '디지털 담도 내시경 검사법'과 극세경내시경을 직접 담도로 삽입하는 '직접 경구 담도 내시경 검사법' 등이 폭넓게 사용되지만, 아직 이들 두 담도 내시경 검사법에 대한 구체적인 비교 연구는 세계적으로 진행된 바 없었다.

이에 문종호 교수팀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두 가지 담도 내시경 검사법을 모두 시행한 38명 환자의 검사 결과를 토대로 담도 내시경 검사의 기술적 성공률, 담도 내 이상 병변의 탐지율, 시각화 품질, 조직적합성, 합병증 등을 비교했다.

담도내시경 검사법 비교 결과./사진=순천향대부천병원 소화기병센터


그 결과, 직접 경구 담도 내시경 검사는 담도 내 이상 병변의 탐지율, 시각화 품질 면에서 디지털 담도 내시경 검사에 비해 우수한 결과를 보였다. 특히, 이상 병변의 표면구조(surface structure)와 미세혈관구조(microvascular pattern)를 보다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대로 디지털 담도 내시경 검사는 극세경 담도내시경 검사보다 기술적 성공률이 높고 시술 시간이 짧아 검사의 편의성과 안전성에서 보다 유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두 가지 담도 내시경 검사법의 차이를 세계 최초로 비교함으로써 향후 담도 내시경 시스템의 기술적 발전의 방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문종호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보다 정확하고 효과적인 담도 내시경검사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매우 의미 있는 연구"라며 "앞으로 지속적인 담도 내시경 기술의 발전을 통해 예후가 불량한 담도 종양을 조기 진단, 치료하는 사례가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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