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 초등 입학 선물은 집 한 채”…미성년자 ‘아빠 찬스’ 주택구매, 5년간 3000가구

민홍철 민주당 의원 분석
5년간 매입액 5170억원

서울 시내 아파트 전경 [매경DB]

최근 5년 동안 미성년자가 사들인 주택 수가 3000가구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2019~2023년 미성년자가 구매한 주택 수는 총 2953가구에 달했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291가구, 2020년 634가구, 2021년 1215가구, 2022년 613가구, 2023년 200가구 등이었다. 미성년자들이 5년 동안 3000가구가량을 매입하며 쓴 돈은 총 517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년 평균 590가구를 사며 10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낸 셈이다.

같은 기간 지역별로 보면 미성년자들은 서울에서 628가구, 경기에서 869가구, 인천에서 275가구를 각각 매입했다. 수도권 주택 매입(1772가구)이 전체의 60%에 달한 것이다. 이 중 최다 매수자는 22가구를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미성년자는 2020년 6가구, 2021년 15가구, 2022년 1가구 등을 사들였다. 매수 지역도 서울, 부산, 전북을 넘나들었다. 총 매수액은 23억 7000만원에 달했다. 경남에 21가구를 보유한 또 다른 미성년자의 나이는 9세 이하기도 했다.

민홍철 의원은 “부모 찬스를 이용한 자산 대물림”이라며 “다주택자들이 미성년 자녀의 명의로 주택을 사들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매입 과정에서 불법 거래나 편법 증여는 없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심각해지는 양극화에 대한 대책을 심각히 고민하고 마련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