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③현대차그룹 마지막 과제, '실용'으로 뚫는다

박찬규 기자 2024. 10. 14.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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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년 맞은 정의선의 현대차그룹] 글로벌 위기 속 삼성동 GBC와 지배구조 개편 과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타운홀 미팅을 통해 직원들과 소통한다. 사진은 인도 현지 방문 시 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 장면./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취임 4주년을 맞았다. 정 회장 취임 이후 현대차그룹은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양과 질 모두 성장했고, 글로벌 톱3 자동차 그룹으로 우뚝 섰다. 과거엔 '패스트 팔로어'였지만 현재는 시장을 개척하는 '퍼스트 무버' 이자 '게임 체인저'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정 회장은 지속 성장을 위해선 끊임없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대내외적 과제가 쌓여 있고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 등으로 경영환경에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먼저 현대차그룹의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미국과 인도에서 확실히 자리를 굳혀야 한다. 정 회장은 2022년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76억달러(약 10조2752억원)를 투자,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공장인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를 짓기로 했다.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 조감도 /사진=현대차그룹
HMGMA는 현대차와 기아의 주요 전기차를 함께 만드는 등 유연한 생산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세계적인 전기차 캐즘(일시적 판매 둔화 현상)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브리드차와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도 추가 생산할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6~7개 차종을 연간 30만대 생산하며 앞으로 50만대까지 늘린다. 정 회장의 실용주의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구글 자율주행기업 웨이모(Waymo)가 구입하기로 한 현대차 아이오닉5 자율주행차도 HMGMA에서 만들어진다. 중국 기술이 들어간 커넥티드카의 미국 판매가 금지되는 만큼 미국 내 다양한 수요에 대응할 HMGMA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다만 여전히 부품 공급망 측면에선 중국 의존도가 높은 편이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과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선 중국의 부품회사들이 가동을 멈추며 현대차와 기아 완성차 공장이 멈추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자동차의 혈관으로 불리는 전선 뭉치 '와이어링 하네스'는 중국의 가격과 물량 확보 경쟁력이 압도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터리 소재 등도 중국 의존도가 높아서 앞으로 전기차 시장 수요에 대응하려면 배터리 기술 내재화와 함께 새로운 소재 공급망도 구축해야 한다.
정의선 회장이 인도 법인 직원들과 소통하며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2021년 현대차 조직을 글로벌 9개 본부 체제에서 5개 대권역제로 개편하며 새로운 시도를 했다. 주요 권역의 자율성을 강조하며 현지에 맞춘 전략을 수립하려는 목적이다.

조직 개편 결과로 현대차 인도법인(HMI) 상장이 추진된다. 현대차는 1996년 인도법인을 설립하고 1998년 첸나이 공장에서 쌍트로를 처음 양산했다. 현대차 인도법인은 기업 가치 190억달러(약 25조6253억원)를 목표로 지분 17.5%를 공개해 33억달러(약 4조4507억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이는 인도 주식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 IPO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크게 두 가지 과제가 남았다. 서울 삼성동에 세워질 현대차그룹의 신사옥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는 서울시와 의견이 엇갈리며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당초 105층 초고층 건물로 허가를 받았는데 최근 실용성을 강조한 55층 2개동으로 변경하려는 과정에서 서울시는 '랜드마크'를 짓겠다고 한 사전협상 결과가 바뀐다는 이유로 강경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55층 2동으로 GBC 건립 계획을 변경하려 했지만 서울시와 갈등을 빚었다. 사진은 55층 조감도. /사진=현대차그룹
정 회장은 지배구조 개편도 해결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은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순환출자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특히 순환출자 연결고리의 핵심으로 꼽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충분히 보유하지 않아 사소한 소문에도 주가가 들썩인다.

큰 틀에서 보면 현대모비스는 현대자동차 지분 21.4%→현대차가 기아의 지분 34.2%→기아는 현대모비스 지분 17.5%를 보유하며 순환고리를 형성한다.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 지분 0.32%, 정몽구 명예회장이 7.19%를 보유했다.

정 회장은 현대모비스 등 계열사 지배력을 강화하면서도 순환출자 구조를 깰 수 있는 개편안을 내놔야 한다.

박찬규 기자 sta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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