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깊어지는 IT서비스 ‘빅2’ CEO… 삼성SDS는 주가 빌빌, LG CNS는 성장성 우려

변지희 기자 2024. 10. 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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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CNS, IPO 해묵은 숙원인데 올해 실적 부진
비교대상 기업 삼성SDS 주가도 중요
삼성SDS, 실적 만큼 주가 안 올라
주주환원 등 주가상승 촉매제 필요
그래픽=손민균

IT서비스업계 양대산맥인 삼성SDS와 LG CNS가 주가 부진과 기업공개(IPO) 이슈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SDS는 실적 만큼 주가가 안 오르는 상황인데, LG CNS의 경우 IPO 추진 과정에서 몸값 산정에 삼성SDS의 주가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 LG CNS, 올 상반기 실적 주춤… 내부거래 비중 60%

14일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최근 코스피 상장을 위해 한국거래소에 예비 심사를 신청했다. 예비 심사 신청서가 접수되면 한국거래소가 45영업일 이내 심사 결과를 통보해야 하기 때문에 내년 1분기 내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 주관사는 KB증권·뱅크오브아메리카·모건스탠리가 맡았고 공동주관사로는 미래에셋증권·대신증권·신한투자증권·JP모건이 참여했다. LG CNS의 상장예정 주식수는 9668만5948주, 공모예정 주식수는 1937만7190주다.

IPO는 현신균 LG CNS 대표의 해묵은 숙원이다. 앞서 LG CNS는 2022년 5월 대표 주관사를 선정하고 IPO를 추진하려다가 중단했었다. 코로나19 장기화, 고금리,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힘들 것으로 보고 추진을 미뤘던 것이다. IT서비스업계에서는 삼성SDS를 비롯해 현대오토에버, 포스코퓨처엠, 롯데이노베이트 등 주요 그룹 계열사들이 이미 증시에 입성했다.

업계에서는 LG CNS의 예상 기업가치를 7조원대로 보고 있다. 문제는 LG CNS의 실적이 올 들어 다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 연결기준 매출액은 5조6053억원, 영업이익은 4640억원이었고, 2020년부터 4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하지만 올 상반기 매출액은 2조5200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4215억원) 대비 4.1%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700억원으로 전년 동기(1770억원) 대비 4% 감소했다.

LG그룹 계열사와의 내부거래 비중이 아직 높다는 점도 숙제다. LG CNS의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은 2021년 56.13%였고 2022년 55.84%, 지난해 59.7% 수준으로 그룹 계열사들의 상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가 크다. 다만 SI 업체들 중에서는 내부거래 비중이 낮은 편이다. 삼성SDS의 경우 65%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IT서비스업계 매출 순위에서 4위권인 현대오토에버는 작년 매출 3조650억원, 영업이익 1814억원으로 LG CNS보다 외형이 작지만 시가총액은 4조2260억원이다”라며 “LG CNS가 7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야 체면치레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 대표는 액센츄어, AT커니를 거쳐 2010년 LG디스플레이로 자리를 옮겼고, 2017년 LG CNS에 합류했다.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거쳐 2019년 부사장으로 승진한 뒤 2020년 DT 이노베이션 사업부장, 2021년 D&A 사업부장을 맡았고 지난해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업계 관계자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전사적으로 인공지능(AI)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상황에서 현 대표가 기술 전문성을 끌어올리는데 방점을 둬야 할 것”이라며 “삼성SDS 등 경쟁사들이 물류 등 신사업 비중을 늘리고 있어 IPO 과정에서도 LG CNS가 성장성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 삼성SDS, 주가 탄력 못 받아… LG CNS에도 영향 불가피

LG CNS의 기업가치가 산정에 업계 1위 기업인 삼성SDS의 주가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과거 공모가 결정 과정에서 동종 업계 상장사의 지표가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삼성SDS의 주가는 지난 11일 14만6100원에 마감했다. 2014년 상장 당시 삼성SDS의 공모가는 19만원이었는데 한때 주가가 40만원까지 치솟았다가 지난해 11만원선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현재 시가총액은 11조원대다. 공모가 산정 당시와 비교해 현재 삼성SDS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확연히 달라졌지만 주가는 힘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황성우 삼성SDS 대표는 3년 임기를 마치고 올해 초 유임됐다. 지난 임기에서 신사업 기반을 마련했다면 2기 체제에서는 본격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물류 사업 부진으로 실적이 악화되면서 작년 말 삼성SDS의 임원 승진자수는 2020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에 그쳤다. 삼성SDS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3조2768억원, 영업이익은 808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3%, 11.8% 감소했다.

삼성SDS의 올 상반기 매출은 6조616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1.5% 증가한 4468억원을 기록했다. 올 3분기 실적은 더욱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삼성SDS의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7% 증가한 3조4883억원, 영업이익은 20.3% 증가한 232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물류 사업 비중이 70%대로 높은 것은 주가 상승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메모리 반도체 피크아웃(정점에 이른 뒤 상승세가 둔화하는 것)이 삼성SDS의 물류 사업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AI 관련 솔루션과 클라우드 등 일부 사업에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그룹사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로 성장이 더딘 상황”이라며 “양호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주주환원 등 상승 촉매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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