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 수비 취약한데 외부 FA 영입도 어렵다...'50억 먹튀 대체자' 박승욱에 대한 고민 깊어지는 롯데

이성민 2024. 10. 1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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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이성민 기자= 거액을 투자하고도 유격수 구멍을 메우지 못한 롯데 자이언츠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박승욱(31)이라는 새로운 주전을 찾았지만, 여전히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약점이 도드라진다.

롯데는 2022년 11월 세 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2018~2020)을 기록한 공격형 유격수 노진혁과 4년 총액 50억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기대와 달리 노진혁은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3~4월 월간 타율 0.154에 머무른 노진혁은 끝내 2군으로 강등당했다.

노진혁이 2군행 통보를 받은 후 유격수 자리는 박승욱과 이학주가 번갈아 나서기 시작했다. 두 선수 중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건 박승욱이었다. 이학주는 지난 7월 13일 1군에서 말소된 이후 시즌이 끝날 때까지 콜업되지 못해 박승욱이 롯데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았다.

박승욱은 2024시즌 139경기 타율 0.262 7홈런 53타점 OPS 0.716을 기록했다. 공격에서는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프로 데뷔 후 1군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했으며, 커리어 하이인 7홈런을 터트리고 통산 첫 100안타(106안타)도 기록했다. 노진혁과 이학주가 부진한 가운데 나름대로 분투했다.


문제는 수비였다. 수비력에서 약점을 노출한 박승욱은 주전으로 내세우긴 애매한 모습을 보였다. 2024시즌 실책 23개를 기록한 박승욱은 리그 전체 실책 부문에서 박찬호(KIA 타이거즈), 박성한(SSG 랜더스)와 공동 2위에 올랐다(1위 KIA 김도영 30개).

유격수라는 포지션은 실책이 많을 수밖에 없는 포지션임을 감안해도 박찬호(1,120⅓이닝)와 박성한(1,115이닝)은 1,100이닝이 넘는 수비 이닝을 소화하면서 23개의 실책을 기록했고, 수비에서 아쉬움을 3할 타율로 어느 정도 만회했다. 반면, 박승욱은 유격수로 833이닝에서 22개의 실책을 기록했고, 중요한 순간 치명적인 실책을 범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다음 시즌 상황이 달라지지 않는 한 주전 유격수는 박승욱이 될 가능성이 크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이학주와 노진혁이 2025시즌 반등할 확률은 극히 작다. 김세민, 한태양 등 유격수를 맡을 수 있는 젊은 선수들이 군 복무를 마치지만 1군 활약을 장담할 수 없다. 신인 이호준은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경험이 없다.


롯데의 유격수 포지션 고민은 오랜 시간 팀을 괴롭혀 왔다. 공격과 수비에서 어느 한 쪽에서도 안정적인 유격수를 찾을 수 없었던 롯데는 지난 2020년 딕슨 마차도라는 외국인 타자 카드로 유격수 포지션 고민 해결에 나섰다. 마차도는 2시즌(2020~2021년) 동안 2할 후반대 타율(2020년 0.280, 2021년 0.279)를 기록했고, 실책은 2시즌을 합쳐 21개(2020년 10개, 2021년 11개)에 그쳤다.

마차도의 존재는 롯데 수비진 전체의 안정화를 가져왔다. 2018년(117개)과 2019년(114개) 2시즌 연속 리그 실책 1위를 기록했던 롯데는 2020년실책 최소 4위(94개), 2021년은 최소 1위(85개)로 환골탈태했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 슬롯을 유격수로 쓰기에는 공격력에서 아쉬움이 있었기에 롯데는 결국 마차도와 동행을 마무리했다. 이후 2022년 롯데는 팀 유격수 타율(0.209), OPS(0.556)에서 최하위에 머물며 다시 유격수 고민의 늪에 빠졌다. 그 결과 FA 노진혁에게 과감한 투자를 했지만 여전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롯데가 유격수 고민을 해결하려면 또 다시 FA 시장에 뛰어드는 방법도 있다. 수비가 강점인 KT 위즈 심우준은 이번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취득한다. 다만 롯데는 핵심 구원 투수 김원중과 구승민이 FA 신청을 할 가능성이 높다. 두 선수 모두 2024시즌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지만 마땅한 대체 선수가 없기에 외부 영입보다는 내부 단속에 힘써야 한다.

123실책으로 KIA 타이거즈(146개)에 이어 최다 실책 2위에 오른 롯데가 다음 시즌 가을야구 진출권을 거머쥐려면 수비 안정화가 필수다. 이를 위해선 '수비의 꽃'이라 불리는 유격수 문제가 해결돼야 하지만, 박승욱만 믿고 가기엔 부담이 크다는 것이 2024시즌을 통해 입증됐다. 한계를 드러냈지만 박승욱을 대신할 마땅한 자원이 부족해 주름살이 더 커지고 있다.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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