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8개월 만의 금리 인하, 경기 활성화로 이어져야

경기일보 2024. 10. 1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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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하를 단행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정책금리를 내리는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해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요구가 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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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 3.50%에서 3.25%로 0.25%포인트 인하를 단행했다. 한국은행이 3년2개월 만에 통화 긴축기조를 마무리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월 0.25%포인트 인상을 마지막으로 금년 8월까지 13회 연속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통위의 금리 인하 결정 이후 기자회견에서 “물가 상승률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부의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하기 시작했고, 외환시장 리스크도 다소 완화됐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무엇보다도 기준금리 인하를 택할 수 있었던 것은 물가상승률 목표치(전년 동월 대비 2%)를 초과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로써 한국은 글로벌 통화정책 전환에 동참했다.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이 정책금리를 내리는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해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요구가 상당했다. 그러나 이번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미국(4.75∼5.00%)과의 금리 격차는 다시 최고 1.75%포인트로 벌어짐으로써 추가 금리 인하 문제는 지난한 과제다.

그동안 장기간의 고금리로 인해 한국 경제는 오랜 침체기를 겪고 있다. 기업의 투자심리가 극도로 저하됐으며, 서민들의 소비 여력이 고갈된 지 오래이며, 경기도내 골목상권은 폐업 알림 공고와 상가 임대가 즐비할 정도로 서민경제가 아주 침체돼 있다. 이는 살림살이의 여유를 보여주는 가계 흑자율이 8개 분기 연속 하락한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법인 파산 접수를 보면, 올해 1~8월 누적분은 1천299건에 달하고 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의 두 배가 넘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금통위 개최 하루 전인 10일까지 매달 계속해 ‘고금리로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았을 정도로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하는 시의적절한 결정이다.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내수 진작이 관건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이번 금리 인하로 가계와 기업의 연간 이자 부담액이 6조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금리 인하에 따른 효과 여부는 가계부채와 부동산으로 쏠리는 부작용을 차단하는데 달려 있다.

집값·가계부채를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한은이 금리 인하를 한 것은 우선 경기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정부와 한은은 정교한 정책조합을 통해 금리 인하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 적절한 정책을 구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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