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로켓을 ‘젓가락 팔’로 낚아채 회수…‘스타십’ 5차 시험발사 성공
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의 5차 시험발사가 성공했다. 스타십에는 최대 100명이 탈 수 있으며, 향후 달과 화성을 겨냥한 수송선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번 시험발사에서는 이른바 ‘젓가락 팔’을 이용해 지상으로 귀환하는 스타십 동체를 발사대에서 낚아채는 기술도 처음 가동됐다. 최근 가속화하고 있는 인류의 우주개척 과정에서 스페이스X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
스페이스X는 13일 오전 7시25분(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자사가 개발한 대형 우주선 스타십 5차 시험발사를 실시했으며, 예정된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시험비행에 동원된 스타십에 사람은 타지 않았다.
5차 시험발사의 가장 큰 특징은 지금껏 어디에서도 등장한 적 없는 독특한 형태의 로켓 귀환이 시연된 것이다. 스타십은 1단 로켓인 ‘슈퍼헤비’와 2단 로켓인 ‘스타십 우주선’으로 이뤄진다. 지금까지 진행된 시험발사에서 스페이스X는 슈퍼헤비를 재사용하기 위해 바다 위 바지선으로 착륙을 유도하는 기술을 써왔다.
그런데 이번 5차 시험발사에서는 슈퍼헤비를 바다 위 바지선이 아니라 발사장 내 발사대로 유도했다. 스페이스X가 인터넷을 통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슈퍼헤비는 일정 고도에 이르러 임무를 마친 뒤 서서히 후진하듯 지상으로 낙하한다. 그러면서 방향과 속도를 조절해 정확히 발사대를 향한다. 그러다 펜꽂이에 펜이 꽂히듯 귀환에 성공한다.
스페이스X는 공중에서 내려오는 슈퍼헤비를 잡기 위해 ‘젓가락 팔’로 불리는 신종 장비를 발사대에서 가동했다. 그리고 발사 7분 만에 계획대로 슈퍼헤비를 ‘포획’하는 데 성공했다.
발사대에서 로켓을 회수하면 바다 위 바지선을 쓸 때보다 이점이 많다. 회수한 로켓을 육지로 수송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이 필요 없어진다. 착륙을 위해 동체에 장착하던 다리를 없애 무게를 감소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이날 슈퍼헤비와 분리돼 우주로 향한 2단 로켓인 스타십 우주선도 약 75분간으로 예정됐던 비행을 정상적으로 마쳤다. 고도 210㎞에 도달한 뒤 안정적으로 고도를 낮춰 인도양에 착수했다.
스타십은 지난해 4월에 1차, 11월에 2차 시험발사를 했지만 기계적인 이상이 발생하면서 발사 10분도 지나지 않아 공중 폭발했다. 지난 3월 진행된 3차 발사도 발사 48분 만에 동체가 부서졌다.
지난 6월 진행된 4차 시험발사는 스타십 우주선에 다소 손상이 있었지만 지구로 귀환하는 데 성공했다. 스페이스X는 이번에는 슈퍼헤비의 새로운 귀환 기술 시연에도 성공하면서 대형 우주선 상용화 시대를 열 준비에 속도를 붙이게 됐다.
스타십은 인류가 개발한 사상 최대 로켓이다. 길이가 120m, 추력은 7590t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26년 아르테미스 3호를 통해 인간 2명을 달에 착륙시킬 예정인데, 이때 스타십을 착륙선으로 쓸 계획이다.
향후 스페이스X는 화성에 승객과 화물을 옮기는 ‘우주 버스’로 스타십을 활용할 방침이다. 실제로 스타십에는 최대 100명이 탈 수 있다. 인류가 지금껏 만든 어떤 우주 비행체도 이렇게 큰 운송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이날 발사 성공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를 통해 “여러 행성에서 사는 생명체를 만들기 위한 큰 걸음을 오늘 내디뎠다”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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