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 등장인물도 영어 이름"...3년 사이 2배↑
[앵커]
공영방송인 EBS, 특히 어린이 프로그램 제목에 영어 등 외국어 남용 사례가 적지 않은 거로 나타났습니다.
등장인물의 이름까지 모두 외국어인 경우도 있었는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관련 지적 건수도 3년 사이 2배로 늘었습니다.
임성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최근 공영방송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어린이 만화입니다.
공룡이 멸종하지 않은 평행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데, 제목은 '다이노스터: 공룡수호대'입니다.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이 같은 어린이 프로그램의 외국어 남용 현상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특히 한국교육방송공사, EBS 프로그램의 상당수가 그 대상에 올랐습니다.
EBS가 올해 방영한 어린이 프로그램 32편 가운데 11편, 34.4%가 '지나치거나 불필요한 외국어 제목'을 달았단 방심위 지적을 받은 겁니다.
면면을 보면 공룡이나 무지개를 뜻하는 영어 단어를 다른 단어와 조합해 쓴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심지어 주인공급 등장인물의 이름이 '렉스'나 '치툰두', '퍼플'처럼 모두 외국어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어린이집 교사 : 만화 프로그램에서 쉽게 영어를 접할 수 있어서 실생활에서 현장에서 (등장인물 이름 등) 활용해서 쓰는 걸 보고 좀 걱정이 되긴 한다.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신조어나 외래어 표기법에 어긋난 사례까지 합하면 지적 건수는 16건에 달하는데, 이는 3년 전 같은 조사보다 2배 늘어난 수치입니다.
곰과 토끼를 합친 '곰끼'나 미스터리를 '미스테리'로 표기한 제목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정아 / 국제대 유아교육학과 교수 : 과도한 외래어 사용을 한다든가 이런 것들이 한글에 대한 이해라든지 정체성을 결여할 수 있겠죠. 특히나 단어가 증폭되는 영유아 시기에는 언어발달 영역에서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되죠.]
최근 외국어나 외래어가 남용되는 언어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10대 실천 과제를 정한 정부의 노력과도 대조적인 상황입니다.
[이준석 / 개혁신당 의원, 국회 과방위 : 지상파 방송사, 특히, 어린이가 주 시청자인 EBS는 더 적극적으로 우리말 사용을 권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 보기 때문에, 불필요하게 과도한 외국어 사용은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대체하기 어려운 외래어 표기도 있긴 하지만, 어린이 시청자를 고려해 더 재밌고, 쉬운 우리말 사용에 신경 써야 한단 목소리가 적잖습니다.
YTN 임성재입니다.
YTN 임성재 (lsj6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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