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교장관 “평화 원하지만, 전쟁에 완전히 대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13일(현지시간) “전쟁 상황에 완전히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푸아드 후세인 이라크 외교장관과 연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평화를 원한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이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는 것을 막고 가자지구와 레바논의 정의로운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옛 트위터)에선 “최근 며칠 동안 우리 지역에서 전면전을 억제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면서도 “우리 국민과 이익을 지키는 데는 레드라인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한다”고 적기도 했다.
후세인 장관은 이날 “이란으로 확산하는 중동 전쟁에 반대한다”며 “이를 위해 (이스라엘이) 이라크의 영공을 사용하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미사일이나 전투기를 이용해 이란을 폭격하려면 사이에 있는 이라크 영공을 지나야 한다.
이란은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의 죽음에 대한 ‘보복 공격’으로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약 200발을 발사했다. 이란이 쏜 탄도미사일은 대부분 이스라엘과 미국의 방공망에 요격됐다. 일부는 이스라엘 군사시설을 파괴했지만 큰 피해를 주진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재보복 공격을 선언하면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스라엘이 미사일 공격에 대해 보복할 것이며 이는 매우 정확하고 놀라울 것이란 점을 시사한 바 있다.
이를 두고 미국은 이스라엘이 공격 목표를 이란의 군사 및 에너지 인프라로 좁힌 것으로 보고 있다고 NBC 방송이 이날 보도했다. NBC는 익명의 미국 관리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핵 시설이나 고위 인사 암살 같은 계획을 실행하려는 징후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언제 어떻게 행동할지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져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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