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히는 날이었으면 했는데" 3이닝 5실점, 삼성 타선에 폭격 맞은 최원태…염경엽의 깊은 한숨, 고민 커진다 [MD대구 PO]
[마이데일리 = 대구 박승환 기자] "선발 싸움에서 밀리면서…"
LG 트윈스는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포스트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PO) 1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4-10으로 완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LG는 75.8%의 한국시리즈(KS) 진출 확률을 놓치고, 24.2%의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그야말로 완패였다. 믿었던 최원태가 또다시 와르르 무너졌다. LG는 1회 시작과 동시에 선발 최원태가 윤정빈과 구자욱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만들어진 1, 3루에서 르윈 디아즈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최원태는 2회를 실점 없이 마쳤는데, 3회 그야말로 '박살'이 났다.
선두타자 김지찬과 윤정빈에게 다시 한번 연속 안타를 허용하면서 실점 위기를 자초하더니, 후속타자 구자욱에게 3구째 138km 커터를 공략당해 우월 스리런홈런을 허용했다. 문제는 실점이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4점을 헌납한 가운데 4회에도 마운드에 오르더니, 이번에는 선두타자 김영웅에게 체인지업을 던진 결과 또다시 피홈런으로 연결됐다.
5점을 내줬지만, LG는 포기하지 않았다. 곧바로 유영찬(1이닝)을 비롯해 김진성(⅓이닝 2실점)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는데, 오히려 5회말에만 2점을 내주면서 분위기를 넘겨주게 됐고, 7회초 삼성의 실책을 바탕으로 3점을 손에 넣으며 뒤늦게 추격의 고삐를 당겼으나, 7회말 수비에서 한 점, 8회말에는 김대현이 폭투로 허무하게 두 점을 내주면서 4-10으로 무릎을 꿇었다.
이날 경기는 오지환이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수확이 없는 경기였다. 염경엽 감독 또한 경기 후 "선발 싸움에서 밀리면서 전체적으로 어려운 경기가 됐다. 어쨌든 삼성 타자들이 실투를 장타로 연결시켰다"며 혹시 최원태의 몸 상태에 이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 실투가 많으면 결국 맞는 것이다. 실투를 삼성 타자들이 잘 쳤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경기에 앞서 염경엽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의 경우 불펜 투수 3명으로만 시리즈를 치른 만큼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그동안 풀타임 휴식을 취했던 중간 투수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뼈가 있는 한마디였다. 그런데 LG 마운드는 실망 그 자체였다. 선발 최원태(3이닝 5실점)를 시작으로 유영찬(1이닝)-김진성(⅓이닝 2실점)-정우영(⅔이닝)-김유영(1이닝)-백승현(⅓이닝 1실점)-이지강(⅔이닝)-이종준(2실점)-김대현(1이닝)까지 총 9명의 투수가 등판했으나, 깔끔하게 이닝을 잠재운 것은 유영찬과 김유영에 불과했다.
염경엽 감독은 '괜찮았다고 본 선수가 있는가'라는 물음에 "괜찮았다가 아니다"고 말을 아끼며 "(함)덕주는 아직 연투를 하면 안 좋아서 뺐다. 결국 이기는 경기에서 승리조 유영찬, (김)진성이, 함덕주, 엘리 네 명에서 승부를 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에 앞서 많은 투수들을 고루 기용하겠다고 밝힌 뜻을 불과 반나절 만에 번복한 셈이다. 그만큼 믿을 만한 선수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단 LG는 5차전까지 가게 될 경우 최원태가 다시 선발로 등판한다. 사령탑은 "(이)지강이를 낸 것이 (최)원태가 좋지 않아서 5차전 선발로 생각을 했다. 하지만 원태가 나은 것 같다"며 "타선은 충분히 살아있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세 번을 이겨야 하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이기느냐가 중요하다. 1차전에서 졌지만, 남은 경기에서 우리 타선이 쳐줘야 하고, 엔스가 어떤 투구를 하느냐에 따라서 우세하냐, 밀리느냐가 결정될 것 같다. 2차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염경엽 감독은 "(최)원태가 긁히는 날이 됐으면 했는데, 결국 그게 되지 않아서 굉장히 아쉽다. 내일(14일) 엔스에게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다. 대구에서 1승 1패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일 꼭 이기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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