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 한 푼 김민별 "우승 부담 컸는데 큰 산 넘어 좋다"

이태권 기자 2024. 10. 13.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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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막을 내린 KLPGA투어 동부건설 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첫 승을 기록한 김민별. 사진┃KLPGA제공

[STN뉴스] 이태권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년차 김민별(20·하이트진로)가 감격의 첫 승을 거뒀다.

김민별은 13일 전라북도 익산시 익산컨트리클럽 동-서코스(파72·6663야드)에서 열린 2024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9개 쓸어담았다.

변형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이는 18점이다. 대회 3라운드까지 31점을 획득한 김민별은 18점을 보태며 최종점수 49점을 기록해 2위 방신실(20·KB금융그룹)을 2점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대회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린 김민선7(21·대방건설)에 4점 뒤진 공동 5위로 이날 경기를 시작한 김민별은 전반 2개 홀을 남기고 4연속 버디를 낚으며 추격을 시작했다. 이후 전반 마지막 홀과 후반 첫 홀에서 2연속 버디를 잡아내고 선두 경쟁에 뛰어든 김민별은 이후 후반 마지막 4개 홀에서 버디 3개를 솎아내며 49점을 기록하며 마지막까지 치열했던 우승 경쟁에서 승자로 남았다.

이로써 김민별은 감격의 첫 승을 올렸다. 지난 해 KLPGA투어에 데뷔한 김민별은 방신실, 황유민(21·롯데)을 제치고 신인상을 수상했지만 준우승만 3차례 거둘 뿐 우승을 거두지는 못했다. 중요한 순간마다 퍼트가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실제로 올 시즌 김민별의 주요 기록을 살펴보면 투어 18위에 해당하는 장타(드라이버 비거리 245.25야드)와 투어 3위에 해당하는 날카로운 아이언 샷(평균 그린적중률 76.97%)을 장착했음에도 김민별은 평균 퍼팅 30.91개로 투어 97위에 그치며 퍼트에서 약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오늘은 퍼트가 따라주며 몰아치기로 첫 승을 일궈냈다.

경기를 마치고 김민별은 "꿈에 그리던 첫 우승을 하게 돼 정말 기분이 좋다. 펑펑 울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덤덤하다"고 소감을 밝히며 "후반 첫 홀에서 어려운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면서 오늘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승부처를 돌아봤다.

이어 김민별은 "퍼트 감이 좋았다. 이번 대회에서 퍼트가 잘 들어간 덕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고 실수할 때 무너지는 걸 극복하려고 노력한 점도 잘 됐다"고 우승의 비결을 설명했다.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9개 몰아치는 '인생 경기'로 첫 승을 달성한 김민별이다. 스트로크 방식으로 따지면 9언더파로 이는 김민별의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였다.

김민별은 "8언더파가 라이브 베스트 스코어인데 스트로크로 따졌을 때 오늘 9언더파를 기록한 거라 기쁘다"고 흡족해하며 "이번 대회는 버디를 많이 해야 우승이 가능한 대회라 첫날부터 과감하게 경기했다. 사실 나흘 중에 하루는 정말 되는 날이 있어야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이 그 날이다"고 덧붙였다.

덕분에 첫 승을 이뤄내며 지난 해 '무승 신인왕'의 꼬리표를 뗄 수 있게 됐다. 김민별은 "동기들이 우승하는 걸 보면서 많이 아쉽긴 해도 루키 시즌이라 부담은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쇼트게임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는 등 준비를 열심히 해서 시즌을 맞이했는데 성적이 나지 않으면서 자신감도 떨어지고 부담이 커졌다"고 털어놓았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상금 1억 8천만원을 획득한 김민별은 시즌 상금을 4억 8523만 2192원으로 늘리며 상금 17위로 올라섰다. 대상 포인트 경쟁에서도 14위로 순위를 4계단 끌어올렸다.

김민별은 "첫 승이 큰 산처럼 느껴졌는데 큰 산을 하나 넘어서 좋다. 사실 올해 목표가 대상이었는데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서 최대한 대상에 가까워지게 노력할 것이고 올해 이루지 못하면 내년에도 대상을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앞으로의 활약을 예고했다.

정윤지(23·NH투자증권)이 3위를 차지했고 박혜준(21·한화큐셀)과 유현조(19·삼천리)가 공동 4위다. 대회 3라운드 선두를 달린 김민선7이 6위로 대회를 마친 가운데 지한솔(28·동부건설), 황정미(25·페퍼저축은행)가 공동 7위, 김재희(24·SK텔레콤)과 윤이나(21·하이트진로)가 공동 9위를 기록했다. 윤이나는 박현경(24·한국토지신탁)을 밀어내고 대상포인트 부문 1위로 올라섰다.

박현경은 이번 대회를 11위로 마치며 대상 포인트를 획득하지 못했다.

STN뉴스=이태권 기자

agonii@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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