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김종인이 미션 줘…단일화 내가 판 짰다”

“서울시장 보선, 오세훈 이기게 해달라 해”…김종인 “거짓말”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13일 자신이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오세훈 서울시장의 단일화 과정을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과시한 데 이어 여권 유력 인사들에 대한 선거 지원을 잇따라 주장하면서 정국이 계속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명씨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2021년 초 오세훈 서울시장이 안철수 의원, 박영선 전 장관, 나경원 의원을 이기는 여론조사가 단 한 번도 공표된 적이 없다”며 “(오 시장이) 당내 경선과 안 의원과의 단일화 여론조사는 어떻게 이겼을까”라고 했다.

명씨는 국민의힘 당내 경선이 끝난 다음날인 2021년 3월5일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다고 주장했다. 이때 김 전 위원장이 자신에게 국민의힘 후보가 서울시장 후보가 되고, 안 의원을 이기게 해달라는 ‘미션’을 줬다는 것이다. 명씨는 “나는 거기에 맞춰 판을 짰다”며 김 전 위원장에게 ‘오 시장과 안 의원이 그해 3월7일까지 접촉 못하게 하라’ ‘성일종 의원을 (단일화) 협상팀에 추천하라’ ‘협상 조건에 (여론조사) 유선전화 20%, 무선전화 80%를 제시하라’고 제안했다고 썼다.

명씨는 자신의 세 가지 제안에 대해 “첫 번째 (제안)은 오 시장이 바로 깨버렸다”며 “두 번째 (제안)은 성 의원이 역할을 잘해주셨다”고 했다. 그는 “‘유선전화 20%’는 시간을 끌기 위한 미끼 상품”이라며 “안 의원 측이 주장한 무선전화 100% 방식으로 협상을 체결한다”고 했다.

김 전 위원장은 통화에서 명씨 주장에 대해 “거짓말로 하는 소리”라며 “내가 3자 대결을 해도 국민의힘(오 시장)이 이긴다고 주장했던 사람인데 처음 보는 사람한테 그런 얘기를 하나”라고 말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SNS에 “선거 브로커 허풍 하나가 나라를 뒤흔드는 모습은 단호히 처단돼야 한다”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이보라·문광호 기자 purpl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