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경험살려 젊은 한상 키울 것
9세때 독일 이주, 학업 마쳐
지멘스·SAP 거쳐 구글로
젊은 한상모임 YBLN 활동
네트워킹으로 세계시장 개척
◆ 비즈니스 리더 ◆
지기성 구글클라우드코리아 사장은 이달 들어 더욱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 2월 사장으로 취임한 뒤 사업 확장에 나선 가운데 오는 22~24일 전북 전주시에서 개최되는 '제22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에서 국내외 젊은 기업인들의 모임인 '영비즈니스리더네트워크(YBLN)' 활동 준비에도 여념이 없다.
지 사장은 9세 때 주재원으로 떠나는 아버지를 따라 전 가족이 독일로 이주했다. 이후 줄곧 독일에서 학업을 수행하고 괴테대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뒤 지멘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지 사장은 독일의 또 다른 세계적 기업 SAP로 이직했는데, 한국의 현지화 업무를 담당했다. SAP를 나와서는 스타트업을 창업하기도 했던 그는 2003년 한국으로 돌아와 SAP코리아에서 18년간 재직한 뒤 구글클라우드코리아로 이직하고 나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다가 올해 사장에 선임됐다.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네트워크의 소중함을 깨달은 지 사장은 개인적인 열정에 따라 YBLN에서 활동하고 있다. YBLN은 현지 주류 사회에 진출해 활동하고 있는 재외동포 최고경영자(CEO) 및 국내 경제인들의 네트워킹 모임이다. 그는 매해 열리는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때마다 '영비즈니스리더포럼(YBLF)'을 개최하고 회원들의 교류를 지원하고 있다.
지 사장은 "해외에서 여러 경험을 하면서도 항상 내가 배우고 경험한 것들을 한국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이런 생각들이 한국 고객사를 도울 때 동기 부여는 물론 자부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 사장은 네트워킹의 힘을 한마디로 '경험의 교류'라고 정의했다. 그는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도시를 가도 어딘가에 YBLN 멤버들이 있다고 생각하면 우선 마음이 따뜻해진다"면서 "어떤 주제든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을 가진 회원을 만날 수 있고 그런 경험들에 대해 서로 격의 없이 대화하면서 배우고 도움을 나누는 교류들이 기업인으로서도, 그리고 개인 차원에서도 자신감의 원천이 된다"고 설명했다.
현지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중요하게 고려할 점에 대한 물음에 지 시장은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예전에는 시장을 개척하려면 실제로 찾아가봐야 했고 로드쇼 등을 통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알려야 했지만, 지금은 각국 간 소통에 제한이 없다시피 하고 서로 배우는 것에 있어서 장벽이 많이 제거됐다. 이런 이유로 기업인들은 과거보다 훨씬 더 확장된 시각으로 더 멀리 보고, 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게 지 사장의 설명이다. 특히 한국에서 경험한 성공의 공식만 고집하기보다 전혀 다른 기업 환경과 소비자 특징을 지닌 나라에서도 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차이점'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에서 스타트업을 창업했던 경험이 있는 지 사장은 청년 시절에 한 창업이 영업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깨닫게 해준 소중한 경험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CEO는 결국 '영업사원 1호'라는 것을 배웠고 나중에 커리어를 영업으로 시작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면서 "지금까지도 항상 고객사의 대표 혹은 사장님은 어떤 고민을 하는지, 그리고 그걸 해결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묻는다"고 전했다.
지 사장은 젊은 기업인들에게 남들이 잘하는 것을 따라하려 하기보다는 나만의 길을 찾기 위한 고민에 시간을 많이 할애할 것을 당부했다. 이 과정에서 모든 것을 혼자 하지 말고 어떤 파트너들과 어떻게 교류하며 함께 갈 것인지에 대해 숙고해 보라고 덧붙였다. 지 사장은 "이번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처음으로 대학 캠퍼스 내에서 열린다"며 "전북 지역 학생들과의 토크쇼에도 참가할 예정"이라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기성 사장
△1970년생 △독일 괴테대 컴퓨터과학과 △1996년 지멘스 독일 본사 입사 △1997년 SAP 독일 본사 현지화 관리자 △2003년 SAP코리아 매니징 파트너 △2021년 구글클라우드 아시아·태평양 사업총괄 △2024년 구글클라우드코리아 사장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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